영국 음식 배달 앱 서비스 업체 ‘딜리버루(Deliveroo)’가 요리사와 배달원(라이더)을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음식 및 식당 전문 매체 ‘이터(Eater)’가 보도했다. 단순히 음식점들의 배달을 대행해주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음식 조리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 모델의 혁신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딜리버루가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보낸 사업 프리젠테이션 자료에 따르면 딜리버루는 배송과 음식 생산과정의 자동화, 고객들의 음식 주문 단가 50% 인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투자자들로부터 펀딩받은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딜리버루는 최근 3억8500만 달러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8억6천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현재 기업 가치는 2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번 자료의 핵심은 딜리버루가 직접 음식 조리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음식을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배달 부문 등 공급망과 주방의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배달 부문과 주방에 인공지능과 로봇을 도입해 기존의 배달원을 대체하고 주방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딜리버루가 독자적인 음식 브랜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베트남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매장 관리자는 딜리버루가 베트남 식당의 누들 음식을 고객들에게 배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객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독자적인 음식 브랜드 매장을 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딜리버루가 식당 없이 주방만 있는 '다크 키친(dark kitchen)'을 영국 전역에서 확대하겠다는 비밀스러운 사업 전략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크 키친은 테이크 아웃 커피점처럼 주방에서 주문받는 즉시 음식을 조리해 제공한다. 굳이 고객들이 식사를 할수 있는 공간이 필요없다. 주방만 있으면 된다.

딜리버루는 인공지능, 로봇 등 기술적인 변화를 수용해 고객들의 음식 주문 단가를 낮출 계획이다. 현재 고객 한명당 주문단가가 평균 24.20파운드인데 12.10파운드까지 낮추겠다는 것. 배달과 주방에 인공지능과 로봇시스템을 도입하면 딜리버루의 이익률이 현재의 15%에서 33%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딜리버루는 특히 앞으로 가정내 음식 조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외식이나 배달음식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증가하는 외식 및 배달음식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도약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2년 음식 배달 서비스 시장 진입후 딜리버루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12개국에서 5백만명의 사용자가 딜리버루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용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런던에서 서비스 런칭 당시 1주일에 1만건의 주문건수를 확보하는데 96주가 걸렸으나 파리에선 이 기간이 33주로 당겨졌고 싱가포르에선 18주로 더 빨라졌다. 배달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