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자동화시스템의 도입으로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이란 기존의 보고서가 과장됐다는 OECD 보고서가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OECD는 최근 ‘자동화, 기능과 교육(Automation, skills use and training)’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이 보고서에서 OECD 국가의 14% 가량 일자리가 로봇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 '칼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미국 내 일자리의 47%가 ‘컴퓨터화(computerisation)’의 영향으로 위험에 처해있다는 연구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들뿐 아니라 많은 정책 담당자나 경제학자들이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광범위한 영역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OECD 보고서는 많은 일자리들이 자동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봤다. 사람이 갖고 있는 복잡한 사회적인 관계, 창의력, 복잡한 논리, 비구조적인 작업 환경에서의 육체 노동 등이 인간 노동자를 로봇으로 대체하는 것을 막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기존의 연구 보고서 역시 이같은 특성들이 자동화에 큰 장벽이 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동일한 직업 타이틀을 갖고 있더라도 노동자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스테파노 스카페타(Stefano Scarpetta)' OECD 국장은 예를 들어 자동차 공장의 대량 생산라인에서 일하는 자동차 정비사와 독립적인 차량 정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다. 후자의 작업을 자동화하는 게 훨씬 더 어렵다는 지적이다.

OECD 보고서는 ‘대량의 기술적인 실업(massive technological unemployment)’에 대한 우려는 과장되어 있으며 오히려 노동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걱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임금 노동자와 상대적으로 저임금이면서 별로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간에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스테파노 스카페타 국장은 자동화의 위험이 낮은 수준의 기능을 담당하는 노동력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영어권 사용 국가, 스칸디나비아 국가, 네덜란드에서 일자리의 자동화 위험이 낮은 대신 독일, 일본, 동부 유럽과 남부 유럽 등 국가에선 자동화의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영역의 문제가 아니라 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에 조사를 진행한 32개 국가에서 6천6백만명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해 있으며, 이들 일자리는 재교육이 어려운 분야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내에서만 1300만명의 일지리가 자동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한 실업이 미국 전체적으로 균형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지난 1950년대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산업이 자동화의 영향으로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7배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한 로봇 자동화에 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변화하는 노동 환경에 대비해 성인 대상으로 교육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