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세관(microtubules)는 빨간색과 녹색 형광 물질을 갖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과 간사이대학 과학자들이 DNA의 지원을 받아 군집 행동을 할 수 있는 ‘분자 로봇(molecular robot)‘을 개발했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분자 로봇은 화학적 및 물리적 신호에 반응을 보이면서 한데 모이거나 흩어지는데 향후 ’나노-머신(nano-machine)’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군집 분자 로봇은 직경 25나노미터, 길이 5마이크로미터이며, 조류나 개미처럼 군집 행동이 가능하다. 개미, 조류, 물고기 등은 리더가 없지만 개별적인 상호 작용에 의해 복잡한 구조를 만들어내거나 분업이 가능하다.

홋카이도대와 간사이대학 과학자들이 개발한 분자 로봇은 센서, 정보 처리장치, 액추에이터 등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진은 ‘미세관(microtubules)’이라 불리는 세포성 단백질과 키네신(kinesins)을 액추에이터로 활용했다. DNA는 정보처리장치, 미세관은 세포성 교통시스템의 철도 역할을 한다. 또 키네신은 ‘아데노신3인산(ATP)’의 가수분해로 얻어지는 화학적인 에너지를 활용해 철도를 달리는 운동 단백질 역할을 한다. 합성 DNA 분자는 녹색 또는 빨간 형광물질의 미세관에 반응한다.

그렇다면 분자로봇은 어떻게 군집 행동을 할까. 연구팀은 ‘l-DNA’로 불리는 한가닥 사슬(single-strand linker DNA)을 추가해 DNA를 부착한 미세관과 상호작용하도록 했다. l-DNA에 의해 미세관은 한데 모여 보다 큰 군집을 형성한다. 이어 ‘d-DNA’로 불리는 또 다른 한가닥 DNA를 추가하면 군집들이 흩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DNA컴퓨팅에 의해 프로그래밍된 분자 로봇의 군집 행동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과학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