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형 나사못

▲ 육각형 나사못

나사못(screw)은 20세기 주목할만한 발명품 중 하나다. 전자 제품, 건축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나사못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품이다. 그 역할에 비해 중요성이 종종 간과되곤한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마트폰 조립 공정에도 나사못은 쓰인다. 생산라인에 있는 근로자들은 능숙하게 나사못을 집어 스크루 드라이버로 조인다. 나사못을 죄고 푸는 작업은 로봇이 인간을 도저히 따라가지 못한다. 로봇은 나사못을 박아야하는 구멍을 잘 찾지 못하고, 찾았다고 하더라도 스크루 드라이버로 나사못을 제대로 조이지 못한다. 나사못 머리 부문에 있는 홈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십자형, 육각형, 혼합형 등 종류가 다양하다. 힘 조절에 실패해 드라이버가 홈에서 빠지고만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스콜코보 과학기술연구소(Skolkovo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엔터 디마 미로노프(Enter Dima Mironov)’와 동료 과학자들은 나사못을 죄고 푸는 로봇 기술에 도전했다. 이들은 스마트 공장이 운영되기 위해선 나사못 죄기 과정의 자동화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나사못을 죄고 풀기 위해선 비전 시스템을 이용해 나사못이 들어갈 구멍을 찾고, 적당한 나사못을 골라 스크루 드라이버로 죄어야한다. 물론 나사못 머리 부분에 있는 홈도 인식해야 한다.

이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나사못을 죄는 과정에서 어떤 기술이 들어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나사못을 죄고 풀 때 두 개의 힘이 존재한다. 축방향 힘(axial force)과 회전력(turning force)이다. 축방향 힘은 구멍에 가해지는 압력이고, 회전력은 나사못을 회전시키는 힘, 즉 토크(torque)다. 요구되는 토크는 나사못과 구멍간 마찰력에 따라 달라진다.

나사못을 죌 때 가장 큰 문제는 스크루 드라이버가 나사못 머리 부분에 있는 홈에서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스쿠루 드라이버가 나사못 머리 부분에서 빠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주목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축방향 힘과 토크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10명의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나사못을 죄도록 요청했다. 구멍의 크기는 3mm였다. 나사못의 머리 부분 홈이 십자형인지 아니면 육각형인지에 따라 가해지는 힘이나 토크는 달랐다.

▲ 나사못을 죌때 필요한 축방향 힘과 토크 측정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축방향 힘은 토크에 비례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요구되는 토크는 나사못 머리부분 홈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도 알았다. 6각형의 머리 홈을 죄는데 더 많은 축방향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측정 결과를 로봇 그리퍼에 적용했다. 그리퍼가 스크루 드라이버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람의 측정값을 로봇 그리퍼에 적용한 결과 나사못을 보다 효과적으로 죄고 풀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를 전자제품의 리사이클링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제품을 재활용하려면 제품 곳곳에 박혀있는 나사못을 푸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