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상과학 드라마 '닥터 후'의 한 장면

알리바바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스탠포드 대학 독해력 테스트에서 인간을 물리쳤다.

CNN에 따르면 이 테스트는 컴퓨터의 리딩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스탠포드 인공지능 전문가가 고안한 것이다. 이 테스트는 위키피디아 아티클 셋에서 질문을 생성해 가령 영국 공상과학 TV드라마 '닥터 후(Doctor Who)'의 역사에 대한 구절을 들려준 다음 '닥더 후에 등장하는 우주선의 이름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스포일러 주의: 답은 타디스(TARDIS)이다).

알리바바의 딥 신경망 모델은 1월 11일 테스트에서 82.44를 기록해 인간 참가자가 득점한 82.304를 살짝 앞섰다. 다음날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82.650으로 알리바바보다 조금 더 높았다. 둘 다 인간을 앞섰다는 것은 동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 앤드류 픽업(Andrew Pickup)은 "이러한 종류의 테스트는 우리가 AI 여행을 얼마나 멀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유용한 벤치마크"라며 "하지만 인공지능의 이점은 인간과 조화롭게 사용될 때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소프트웨어가 인간의 점수를 뛰어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바바 AI 연구 그룹의 자연어 처리 수석 과학자 루오 시(Luo Si)는 “큰 영광”이라면서도 “상당수의 노동자가 기계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 기술이 “고객 서비스, 박물관 튜토리얼 및 환자의 의료 질의에 대한 온라인 응답과 같은 수많은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사람 입력의 필요성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컴퓨터를 사용해 많은 고객 서비스 질문에 대답하는 이 기술을 세계 최대 쇼핑일로 부상한 중국 광군절(Singles Day)에 적용한 바 있다. 독서 테스트를 개발한 스탠포드 연구원 파라나브 라즈푸르카(Pranav Rajpurkar)는 알리바바 소프트웨어의 성취를 두고 '인공지능을 위한 2018년의 거대한 시작"이라고 추켜세웠다. 두 기업 이외에도 페이스북, 텐센트, 삼성도 AI 모델을 스탠포드 프로젝트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인공지능은 이미 전세계의 산업에 큰 변화를 몰고오는 중이다. 창고 직원을 로봇으로 교체하고 자율주행차를 운영하며 농부들이 더 나은 작물을 재배하도록 도와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 분야를 리딩하는 사람이 세계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은 놀랍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목표 하에 향후 2년동안 중국 인공지능 산업 규모를 1500억 달러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 소프트웨어의 테스트 결과를 단순한 성취라고 볼 수도 있지만 중국의 인공지능 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도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