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쑤저우는 청소 로봇업체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글로벌 브랜드 청소 로봇을 OEM 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는 업체들이 쑤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필립스, 후버, 더트 데블 등 글로벌 브랜드들은 애프터 서비스를 쑤저우에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OEM 업체인 ‘TEK 일렉트리컬’은 지난 1998년 이후 일본 파나소닉의 진공 청소기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에코백스(Ecovacs)는 OEM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에 승부를 걸었다. 오래전부터 청소 로봇 등 스마트 홈 장비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려는 노력을 펼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했다.

미 경제 매거진 포브스는 쑤저우 에코백스 본사를 방문, 올해 27세로 에코백스의 국제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춴(David Qian)’을 인터뷰하고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에코백스의 현황에 관해 취재했다. 데이비드 춴은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사회가 어떻게 발전하고 서로 교류하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전세계 모든 가정에 로봇을 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친이 설립한 회사가 자신에게는 인공지능과 스마트 홈 장비 등 중요한 기술 흐름을 결합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설립 이후 인공지능을 탑재한 자동 청소기 개발에 주력해왔다고 덧붙였다.

에코백스는 현재 3개의 소비자용 로봇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진공 청소 로봇인 ‘디봇(Deebot), 이동용 공기 청정기인 '애트모봇(Atmobot)', 유리창 청소 로봇인 '윈봇(Winbot)' 등이다. 현재 중국과 아시아 지역 시장 점유율 47%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에선 제2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선 ‘넘버 원’이다. 미국에선 아직 지배적 사업자는 아니지만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동안 가장 많이 팔린 청소 로봇에 2개가 랭크됐다.

에코백스가 청소 로봇만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쑤저우 본사에 위치한 ‘로봇 박물관’에는 ‘베네봇(Benebot)’이라는 인공지능 로봇이 손님들을 반긴다. 베네봇은 에코백스가 개발한 인공지능 로봇이다. 중국내 금융기관과 호텔에 공급되어 있다. 사람들이 음성으로 물어보면 답을 주고 명령을 따라한다.

‘유니봇(Unibot)'이란 로봇도 로봇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로봇은 청소 로봇과 공기 청정기를 결합한 콤보 제품이다.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어 보안 및 모니터링 기능도 갖추고 있다. 침입자가 집안에 들어오면 집 주인의 스마트폰에 경고음을 보내준다. 이 로봇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첫선을 보였다.

카메라가 탑재된 로봇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제기된다. 데이비디 춴대표는 “사람들은 로봇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해 민감하다”면서 "소비자들의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암호화 기술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프라이버시 보호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춴대표는 “현재 로봇산업이 태동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가정용 청소 로봇 시장이 점점 확대되면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사업자들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로 시장에 참여하려는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더욱 정진해야한다는 것.

에코백스는 연간 30% 이상의 매출 이익이 증가하고 있는데 매출 이익의 10%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런 연구 개발 투자에 힘입어 최근 세계 처음으로 코드 없는 유리창 청소 로봇을 개발하고 CES 2018에서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