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현재 스마트폰에 초점을 맞춘 센서 사업을 로봇과 자율주행차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년간 가전 분야 매출 부진이 이어진 소니는 2017년 이미지 센서 사업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도 센서 분야가 효자 노릇을 할 전망이다.

‘재팬투데이’는 로봇과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로 확대되는 소니의 센서 사업을 집중 보도했다. 한때 워크맨(Walkman)과 같은 소형 가전 시장에서 위세를 떨쳤던 소니가 이제는 이미지 센서와 게임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내용이다.

소니에 따르면 신년 3월까지의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6300억 엔(56억 달러)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이미지 센서로 구성된 칩 부문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니 경영진은 이미지 센서와 해상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이 회사 성공의 배경이 됐다고 평가한다.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빛을 포착하는 센서를 만드는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사진 공유를 위해 더 나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급증하면서 수요 확대로 이어졌다.

소니 외부로 판매 눈돌린 아웃사이더 전략 주효

후면 조명이라는 이 획기적인 발견으로 소니는 센서 레이아웃을 재구성했는데 이를 통해 이미지 센서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수 있었다. 소니의 칩 사업부 기술 담당 부장인 테루오 히라야마(Teruo Hirayama)는 "우리가 경쟁사들의 방식대로 한다면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지금은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회의적이었던 상황을 회고하기도 했다.

1980년대 후반에 주류 칩을 장악한 히타치, NEC, 후지쯔와 같은 일본 이름은 삼성전자와 같은 아시아 경쟁자들에게 밀리고 있다. 도쿄의 투자 관리회사인 인더스 캐피탈(Indus Capital) 매니징 디렉터는 "소니의 성공은 반도체 분야 내에서 틈새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오래 전부터 추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사의 펀드가 소니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공정 기술은 바로 그런 종류의 '기술의 정교함(takumi-no-waza)'이라는, 완벽한 제조를 추구하기 위한 일본어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말했다.

특히 소니의 센서 사업은 회사 내부의 '아웃사이더'를 자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 소니의 외부 기업에 판매함에 따라 회사의 스마트폰 및 기타 가전 제품의 판매 감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가령 소니의 센서는 전일본공수(All Nippon Airways)에 처음 판매돼 조종석에서 승객 좌석에 이르기까지 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와세다대 비즈니스스쿨의 아츠시 오사나이(Atsushi Osanai) 교수는 "소니는 과거에는 기술을 자사 제품을 위해 그룹 내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회사 외부에 부품을 판매하는 것은 소니의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센서 기술 고도화로 로봇, 무인차 분야 공략

또한 '각 사업부가 독자적인 수익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카즈오 히라이(Kazuo Hirai) CEO의 개편 작업으로 인해 센서 사업은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소니의 칩 부문 책임자 테루시 시미즈(Terushi Shimizu)는 "소니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옴니비전 테크놀러지 (OmniVision Technologies) 등의 경쟁사들도 이미 센서 기술 품질을 높이고 로봇과 무인차에 사용할 새로운 센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소니가 여전히 경쟁자들이 따라오기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IHS 마킷(Markit)의 수석 분석가인 쿤수 리(Kun Soo Lee)는 "소니는 앞서가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1~2년 후에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다"며 "자율 주행, 공장자동화 및 로봇 공학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거리를 빠르게 측정하거나 보이지 않는 빛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비행 시간(time-of-flight)' 센서는 빛이 물체에서 반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무인 비행기 혹은 로봇에서 제스처 및 물체 인식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칩 사업부의 시미즈는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단일 렌즈의 듀얼 렌즈 카메라로의 시장 전환은 소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성장률이 1~2%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