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월드의 프레지던트 어트랙션(President of attraction)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응이 신통찮다.

미 언론 보도를 종합해보면 깊은 분열, 논쟁적인 정치, 긴장이 고조되는 국제 정세를 겪은 탓인지 디즈니월드에 모습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이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 이슈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언캐니 밸리는 인간과 비슷해 보이는 로봇을 보면 생기는 불안감, 혐오감, 두려움 등을 의미한다. 디즈니월드에 드장한 트럼프는 머리카락부터 얼굴 표정까지 현직 대통령을 연상시키면서도 뭔가 어색하고 이상한 느낌이 든다.

1970년에 로봇 공학교수인 모라 마사히로(Morah Masahiro)가 처음 언급한 언캐니 밸리는 얼굴과 태도가 인간에 흡사할수록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구어체로 사용하는 언캐니(기괴한)라는 단어는 말그대로 정리되지 않은 형태의 이상한 느낌을 의미한다.

언캐니 밸리는 아래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로봇 등이 인간처럼 접근할 때 우리의 호감도가 떨어지다가 인간미가 아주 높아지면 다시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그래프에 대한 흥미로운 점은(사실 현재까지 많은 로봇 설계를 이끌었던 점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낮은 기계적 인간미(mechano-humanness)를 지닌 로봇이나 완벽한 스코어를 가진 로봇이 호감도면에서는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대상이 로봇처럼 보이되 눈, 입과 같은 인간적인 특징을 암시하는 몇가지만 있으면 호감을 가지지만 로봇이 완전히 기계적으로 보이거나 인간과 흡사하게 보이면 반감을 가진다는 것이다.

올해 데뷔한 데스크탑 개인 비서 ‘지보’를 생각해보자. 지보의 얼굴은 하나의 움직이는 눈이 있는 화면과 머리, 몸통이 있다. 대충 사람과 비례한다. 또 호기심, 혼란 또는 흥분을 전달하기 위해 머리와 가슴을 회전시키는 인간의 감정적 반응을 암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지보를 인간처럼 보인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최고의 호감도를 자랑한다. 상호작용하는 동안 로봇은 진정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기계적 인간미 스펙트럼의 하단에는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핸들(Handle)이 위치한다.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CEO 마크 라이버트(Marc Raibert)가 실제 발표할 때도 '악몽 유도'라고 부르기도 했다. 손잡이는 지보보다 인간의 비례에 더 가깝지만 얼굴이 없으며 인간이 아닌 방식으로 움직인다. 마치 죽음 직전에 볼 수 있는 음산하고 기괴한 얼굴과 비슷하다. 절대 호감을 가질 수 없는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감도가 목표인 경우 로봇공학자는 전략을 잘 짜야한다. 오사카 대학에서 개발한 액트로이드는 사람과 흡사하지만 호감도 면에서 과연 지보보다 나을지 의문이다. 개발 노력이 훨씬 많이 드는데 말이다. 반면 한슨 로보틱스의 소피아는 액트로이드보다는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한슨의 로봇과 소통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소피아 역시 아직은 밸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움직일 때 더 그렇다.

문제는 이족 보행의 형태에서 얼굴 근육 조직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움직임은 기계적으로 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료 발전이 진전되기는 했지만 실리콘은 실제 피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어쩌면 로봇학자는 인간의 모습을 모방하려는 노력을 폐기하고 대신 더 깔금한 미학을 선택함으로써 바람직한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로봇 디자인을 위한 훨씬 더 실현 가능한 경로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디즈니는 트럼프 로봇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어떤 식으로든 대처할 것이다. 당신이 정말로 언캐니 밸리를 확인하고 싶다면 지금이 그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