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나이트스코프 로봇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경비 로봇이 노숙자를 쫓아낸 사건을 두고 시 감독위원회가 로봇 철수 명령을 내렸다. 배송 로봇에 이어 경비 로봇에 대한 규제가 마련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비즈저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동물학대방지협회(S.F. SPCA)는 약 한 달전 주차장과 캠퍼스 주변의 도로에 보안 로봇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플로리다 스트리트와 16번가의 전체 도시 블럭을 포괄하는 범위로 이 과정에서 노숙자들이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시는 경비 로봇이 주민들의 공공 시설인 인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위법이라며 SPCA에게 로봇을 인도에서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허가없이 로봇이 인도를 점유할 경우 하루 최대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 이에 따라 SPCA는 일단은 로봇을 철수한 상태지만 경비 로봇 활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SPCA의 경우 K9라고 불리는 나이트스코프사의 보안 로봇을 인도에 투입한 결과 노숙자들의 인근 텐트촌에서 발생했던 자동차 파손과 같은 범죄가 현저히 줄었다고 강조했다. 제니퍼 스칼렛(Jennifer Scarlett) SPCA의 사장은 “11월 초 캠퍼스 주변의 도로에서 로봇을 사용하기 시작하자 더 이상 노숙자 야영지는 없었으며 캠퍼스 주차장 차량 침입도 적었다”고 말했다. "로봇만이 요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원인과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숙자들은 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로봇이 인도를 따라 자동화된 경로를 이동하자 일부 사람들은 방수포로 덮거나 로봇을 넘어뜨리며 로봇 센서에 바베큐소스를 뿌리는 등의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인도에서 로봇 철수명령...후속 규제 마련에 촉각

지역 주민인 프랜 테일러도 경비 로봇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달 테일러가 SPCA 캠퍼스 근처에서 개를 산책시키는 동안 로봇이 접근했고 이후 개가 돌진하면서 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0피트 정도 떨어진 곳에서야 겨우 멈춰섰다"는 것이다.

이번 상황은 테일러가 보행자 옹호 단체인 샌프란시스코워크와 함께 배송 로봇을 제한하라고 요청한 것과 묘하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이 법안은 곧 최종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K9과 같은 보안 로봇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테일러는 인도에 있는 사람들과 로봇이 충돌하는 것을 우려한다. 그녀는 “로봇이 센서를 장착하고 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나는 정말로 그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날 바로 SPCA에 이메일을 보내고 에드 리(Ed Lee) 시장과 감독관 이사를 포함한 여러 샌프란시스코 공무원들에게도 동일한 내용을 보냈다. 테일러는 보도 안전에 대한 우려 외에도 로봇의 경로와 카메라는 "이 비싼 도시에서 이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숙인들에게 명백한 공격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시의 공공사업부는 지난 1일 SPCA에 로봇이 적절한 승인없이 공공의 통행권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에서 로봇을 활용하려면 SPCA가 적절한 허가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SPCA는 보도에서 로봇 사용을 중단하고 이 문제를 로봇 제조사인 나이트스코프사에 넘겨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것이 경비 로봇에 대한 규제 마련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보안 로봇은 렌터카에서 식품 택배에 이르기까지 도시 주변의 로봇 쓰임새 중 가장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인권, 안전 문제와 맞물려 갈등 소지

하지만 스칼렛은 로봇의 24시간 근무조를 인간으로 대체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사용중지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경비 로봇은 임대하는데 시간당 약 6달러로 샌프란시스코 최저 임금 14달러에 비해 크게 낮다.

스칼렛은 “거리에서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하는 건 이해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문제제기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가 보안에 많은 돈을 동시에 써야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조금 화가 난다”고 말했다.

나이트스코프 웹사이트에 따르면 로봇은 K5 유닛으로 시간당 최고 4.8km의 속도를 지닌다. 키는 5피트 (152.4cm)이상, 무게는 181kg이다. 이들 로봇은 분당 300개의 번호판을 읽을 수 있는 카메라 네 대를 갖추고 있으며 침입자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이 발견될 때 경고를 보낸다.

그녀는 “노숙자 문제를 둘러싼 복잡한 사안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로봇의 등장을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 “5년 후에 우리는 이 일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새로운 로봇과 셀피도 가끔 찍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