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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가는 문고리를 잡으려면"고경철ㆍKAIST 인공지능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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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7  01: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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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논리

로봇 개발자들이 가장 듣기 힘든 말이 있다. 기껏 개발해 놓으면 이거 어디에 쓸 거야? 누가 쓸 수 있는 거지? 그렇다. 적어도 취미로 만들어 보는 로봇이 아니라면 투자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분명한 것은 시장은 둘째치고라도 쓸 만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신기하다, 잘 만들었다라는 정도를 가지고는 쇼윈도우의 마네킹과 같다. 무대위에서 연출하는 연기자와 같은 것이다. 마치 터미네이터의 액션 히어로우가 멋지게 악당은 물리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아무 힘도 쓸 수 없는 배우 같은 로봇을 개발해서는 안된다. 물론 초기에는 그러한 시제품이 필요하다. 일종의 컨셉카와 같은 효과를 준다는 의미에서는 말이다. 세월호에서 많은 아이들이 물속에 잠겼을 때, 방송에서는 왜 구조로봇을 투입하지 못하지? 더 멀리 6년전 후쿠시마 원전이 녹아 내릴 때, 왜 일본이 그토록 자랑하던 첨단 재난로봇들은 전혀 제구실을 못하였던 걸까? 미국의 지능형 보안 로봇들은 최근 일어난 라스베이스거스 무차별 총격사건의 테러범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였지? 이 모든 질문들이 일반인의 기대감과 현실로봇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로봇 개발자들은 변명하듯 말한다. 아직 그만큼 현재의 로봇기술 수준이 일반인의 기대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그렇다고 언제까지 로봇 개발자들은 장미빛 환상만을 대중들에게 심어야 할까? 이제는 4차 산업혁명시대이고 인공지능이 이세돌을 이기는 시대가 되었다. 분명 기술은 난제를 돌파하고, 인간이 오랫동안 꿈꾸던 비전을 달성하게 해준다.

기획논리

70년대 초 인간이 달착륙을 하며, 도전을 통한 과학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달착륙이라는 눈에 분명한 과제가 주어졌듯이 로봇 개발자들에게도 분명한 도전 과제가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로켓이 손실되고 달 착륙 과정에서 인명이 희생되는 것과 같이 성공과 실패를 분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뚜렷한 목표의 과제가 기획되어야 한다. 이것이 로봇 과제 기획자가 가져야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 많은 국가 R&D과제가 기획되고, 과제 수행에 거대한 국가 R&D예산이 투입되었어도, 많은 사람들은 의문을 갖는다. 그래서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단 말인가?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 어떠한 기술적 비교우위를 갖게 되었는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할 만한 로봇 서비스가 있는지? 아니면 산업이 번창하여 국민들에게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하였는지? 뭇매를 맞을 지경으로 답답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현재 우리나라 로봇계가 처한 현실이다. 과제는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더구나 R&D과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R&D과제의 성공실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목표가 모호하고 미션이 불명한 과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패한 산물이다.

경쟁논리

로봇이란 대상 자체가 어쩌면 다른 기술과 다른 점은 모든 기술이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융합된다는 점이다. 그러한 점에서 한 명의 연구자보다는 다수의 연구자들이 모여 협동연구 개발하는 협업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나의 연구기관이 아닌 여러 전문연구소의 공동연구 체계도 필요하다. 때로는 기업도 참여하여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을 함께하는 진정한 공동개발 체계가 필요하다. 문제는 왜 이러한 협업이 미국에서는 잘되고 우리나라에서는 잘 안되는가 하는 점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자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특유의 경쟁문화와 배척문화가 이를 가로 막고 있다고 본다. 나만이 할 수 있다는 폐쇄적인 자만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주어진 문제를 같이 보며,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 더해 나가는 그러한 집단지능적 협업문화가 우리에게는 분명 없다. 이러한 문화를 보스톤다이내믹스사와 같은 성공적 협동연구 사례를 벤치마킹해 배우고 정착되어야 도전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시장논리

로봇 개발자들이 또 듣기 힘든 말이 있다. 기껏 개발해 놓으면 이거 어디에 팔 거야? 누가 쓸 수 있는 거지? 그렇다. 적어도 취미로 만들어 보는 로봇이 아니라면 역시 투자자에게 투자효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시장논리로만 로봇을 개발해야 할까? 당연히 돈이 되고 시장이 큰 로봇은 개발만 되면 소위 대박을 칠 수 있다. 그러한 로봇들은 정부가 손을 놓아도 대기업이 앞다투어 개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시장이 협소하지만 꼭 필요한 로봇은 누가 개발해야 할까. 예를 들면 후쿠시마 원전 해체로봇은 국민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렇지만 해체로봇의 수요는 그다지 많지 않다. 이러한 로봇들은 분명 공공성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로봇의 개발이야 말로 국가연구소의 몫이라 생각한다. 시장수요는 없지만 이제 막 초기단계에 있는 로봇들도 있다. 의료로봇의 경우가 단적인 예이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로봇이기에 넘어야할 산도 많다. 이렇게 오랜 기간 비용이 들고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은 분야 역시 시장논리보다는 공공의 논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로봇의 현주소, 그리고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남들이 잘되면 때로는 배가 아프지만, 냉정하게 성공요인을 분석해야 한다. 우리의 실패도 뼈가 시리도록 아프지만 냉철히 자체반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분명 로봇 개발자가 꿈꾸는 세상은 곧 우리에게 다가온다. 어쩌면 이는 로봇 개발자들의 몫만은 아니다. 우리사회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길목 문 앞에 우리 모두가 서있다고 본다. 그저 남 잘되는 것만 보고 스스로 잘못된 길을 가는데도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문을 열고 들어설 자격도 없다. 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미래로 가는 문고리를 잡을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고경철ㆍ KAIST 인공지능센터 연구교수

고경철  kckoh@kohyo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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