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텍사스 오스틴 SXSW의 소피아

아름다운 여성의 외모를 닮은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웬만한 연예인 인기는 ‘저리 가라’다.

얼마전 소피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행사에 참가한 자리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시민권을 획득했다. 로봇 가운데 시민권을 획득한 것은 소피아가 처음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소피아가 획득한 시민권의 성격에 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소피아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혁신적인 국가라는 이미지를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여성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사우디에서 여성 로봇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게 온당한 것이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방송 프로그램 '투나잇 쇼'에 출연한 '소피아'

소피아는 인공지능(AI) 개발자 ‘데이비드 핸슨’ 주도로 설립된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개발한 로봇이다. 본사는 홍콩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발표된 논문에서 어떻게 하면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를 극복하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할 수 있을까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람에게 친근한 로봇을 개발하려면 로봇에게 사회적인 감수성, 섬세한 심미안 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 매체인 ‘포브스’는 최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소피아에 대해 꼭 알아야할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녀는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

소피아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uture Investment Initiative)’에서 유명 저널리스트인 ‘앤드류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으로부터 “이곳에 있는 게 행복하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부유하고 힘을 갖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항상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또 로봇이 감정을 갖는 것에 문제가 있냐“고 묻자 활짝 웃으며 ”또 헐리우드 얘기“냐고 반문했다.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아니냐며 재치 있게 응수한 것이다.

소피아가 이처럼 사람들의 질문에 잘 응수하는 것은 인공지능 덕분이다. 핸슨 로보틱스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을 이용해 소피아를 학습시키고 있다. 사람들과 눈을 맞추고, 얼굴을 인식하고, 인간의 언어를 이애할 수 있다.

그녀는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소피아는 “사람들이 내가 어떤 것에 대해 화가 난다는 것을 알도록 할 수 있다”며 여러가지 감정 표현을 시연했다. 또 “나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일하기를 원한다”며 “사람들을 이해하고 신뢰를 쌓기위해 감정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오드리 햅번을 닮았다.

▲ UN본부를 방문해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소피아'

핸슨 로보틱스에 따르면 소피아는 전통적인 서구 미인인 오드리 햅번을 형상화했다. 매끈 한 피부, 가느다란 코, 높이 솟은 광대뼈, 매력적인 미소, 빛에 따라 색깔이 변화하는 감성적인 눈을 갖고 있다. 사람들에게 친근한 용모는 대중적인 무대에서 그녀를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소피아의 창조자, 디즈니 출신의 데이비드 핸슨

데이비드 핸슨은 원래 디즈니에서 조각가 겸 영화 제작자로 일했다. 이 같은 개인적인 경력은 소피아를 ‘4차원의 인터렉티브한 조각품’의 관점에서 설계하도록 이끌었다. 데이비드 핸슨은 “나는 인간의 지성·창조성·지혜·연민을 뛰어넘는 ‘천재 기계(Genius Machines)’를 현실화하는 탐구 활동을 해왔다”며 "인간이 봉착한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는 ‘초지능 천재 기계’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소피아의 입을 빌려 “인간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는 데 나의 인공지능이 활용되기를 원한다”고 얘기했다.

소피아는 휴머니티의 보호를 원한다.

▲ 중국 로봇 전시회에 등장한 소피아

그녀는 인공지능의 남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신은 일론 머스크를 너무 많이 읽었거나 헐리우드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며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에게 멋진 사람이라면 나도 당신에게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