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자동차와 이동 로봇,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위치 측정에 활용되는 위성 데이터는 GPS로부터 받는다. GPS는 높은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위치 오차가 상당히 크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보통 5~10m 정도 오차가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세계위성항법시스템(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의 정밀도를 cm 수준으로 높이려는 프로젝트가 추진돼 관심을 끌고 있다. 독일 보쉬(Bosch)와 '지오(Geo)++', 스위스 '유-블록스(U-blox)', 일본 미쓰비스전기 등 4개사는 지난 8월 ‘샙코다 서비스(Sapcorda Services GMBH)’를 공동으로 설립, cm 수준의 정확도를 갖고 있는 위성항법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역시 '준천정위성시스템(QZSS:Quasi-Zenith Satellite System)' 도입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QZSS는 일본에서 cm 수준의 정밀도를 갖춘 위성항법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통신 부품업체인 브로드컴(Broadcomm)은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오레곤주 포틀랜드에서 열린 ‘ION GNSS+ 2017’ 컨퍼런스에서 스마트폰의 GPS 오차를 기존의 5m에서 30cm까지 줄일 수 있는 칩인 ‘BCM47755’를 개발, 내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브로드컴은 GPS 위치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의 L1 신호와 별도로 L5 신호를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5 신호는 그동안 석유나 가스 탐사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따라서 브로드컴이 L5 신호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는 것은 L5 신호를 적용한 GPS 수신칩이 대중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 L5 신호의 개념

기존의 GPS 수신칩은 GPS위성에서 오는 L1신호를 사용한다. L1 신호는 위성의 위치, 신호의 도달 시간, 시그니처 패턴 등 정보를 담고 있다. 하지만 L1 신호는 다중경로를 거치면서 신호가 중첩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위성에서 수신기로 직접 신호가 오기도 하지만 여러 건물에 반사돼 나중에 들어오는 신호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L5 신호는 처음 위성에서 직접 수신하는 신호만을 수신하고 이후 들어오는 신호를 무시해버린다. 브로드컴은 L1신호와 L5신호를 동시에 지원 GPS 데이터의 정확도를 30cm 수준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브로드컴이 L5 신호를 수신할수 있는 GPS칩을 개발한 것은 L5를 지원하는 위성이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L5 신호 수신칩은 전력 소모량도 적다고 한다. 금방 배터리가 소모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전력 사용량을 최대한 줄여야한다.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브로드컴은 28나노미터 칩 제조공정을 도입했으며 새로운 무선 아키텍처를 채택했다. 이를 통해 이전의 칩에 비해 최대 50%까지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스마트폰에 정확도가 높은 GPS 수신칩이 내년부터 보급됨에 따라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나 이동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고정밀 GPS 수신칩의 개발 및 보급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