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산하 기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가 드론 산업에 관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ICAO가 드론 비행과 추적을 위한 공통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글로벌 드론 등록제의 도입을 제안했다는 로이터의 보도도 나왔다.

ICAO는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NASA·아마존·보잉·GE 등과 브라질· 중국 등의 산업협회 및 연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틀 일정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정부의 규제 정책을 넘어 대부분 국가에서 드론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ICAO는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는 드론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CAO는 각국 정부나 드론 사업자에게 가이드라인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CAO ‘스티븐 크리머’ 안전 담당 임원은 “우리는 빠르게 성장하는 드론 산업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현행 규제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드론업체와 드론 사업자들은 현재 전세계 각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드론 규제에 관해 불만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드론 사용자들이 전세계적으로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통적인 규제 당국은 안전과 프라이버시 문제에 관해 강력한 의문 제기를 하고 있다. 규제당국과 사업자간 갈등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유럽은 테러와 안전 문제를 이유로 드론이 비행할 수 있는 공역(airspace)에 큰 제약을 두고 있으며, 캐나다 항공당국은 의심스러운 드론이 원격에서 제어되는 현장을 보면 경찰에 즉각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대중들이 모이는 곳에서의 드론 비행이나 가시권을 벗어난 드론 비행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미 항공청(FAA)은 이 같은 규제를 당분간 해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 조치들은 앞으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FAA의 비행 표준 서비스 담당 임원인 ‘존 던컨(John Duncun)’은 올해초 브뤼셀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전세계적으로 드론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이 같은 추세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공역이 놀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유인항공기와 드론이 통합되는 것에 결코 무관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유럽 항공안전기구인 EASA의 ‘패트릭 키(Patrick Ky)’ 대표는 브뤼셀 컨퍼런스에서 “규제 당국과 주요 이해관계자간 관계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산업계 표준을 자발적으로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191개 국가를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ICAO 측은 전세계적으로 산업계와 정부간 협력을 단순화하고 가속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전세계에 만들어 확산하는 일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ICAO는 글로벌 드론 등록제가 도입되면 테러 위험이 있는 드론에 관한 정보를 각국 정부가 항공 규제 기관들의 드론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