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흰개미가 만든 건축물

개별 로봇이 결합해 하나의 더 크고 멋진 로봇을 만드는 것은 SF소설의 단골 메뉴다.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는 이 같은 상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파퓰러 사이언스’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대학(the université libre de bruxelles) 인공지능연구소는 룸바 진공 청소기와 같은 자율 모듈러 로봇(로봇을 자체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힘을 합치고 하나의 응집력있는 메가봇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원들은 흰개미, 개미 등의 곤충을 연구하면서 이 동물들이 큰 물체를 운반하고 약탈자에 대항하며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등 개별로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을 조율된 그룹을 통해 성취할 수 있음을 파악했다. 특히 흰개미는 어떤 청사진없이도 복잡한 주택이나 흰개미 제방을 건설하는 놀라운 능력으로 유명하다. 군집 로봇 역시 이와 유사한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접근이다.

브뤼셀대학 인공지능연구소 IRIDIA의 연구 책임자 마르코 도리고(Marco Dorigo)는 "바위 같은 지형으로 이동할 때 개별은 힘들지만 서로 붙으면 더 안정적이기 때문에 거친 지형으로 이동할 수 있는 원리"라고 말한다.

단일 로봇에 비해 유연성, 복원성 우수

단일 강력한 로봇은 사용자가 새로운 작업을 할 때마다 재설계가 필요하다. 건물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봇은 탐색 구조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군집 로봇은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 또 하나의 큰 봇보다 덜 부서지기 쉽고 대량으로 만드는 것이 더 쉽다. 동시에 군집 로봇은 단일 로봇이 할 수 없는 불필요한 중복에 강하다.

도리고는 "군집 로봇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로봇이 고장나도 다른 로봇으로 계속 작동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엄청나게 좋은 야채칼 하나에 투자하는 대신 괜찮은 부엌 칼의 여러 개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문제는 자율 로봇을 팀원처럼 행동하게 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전형적인 방법은 개미와 흰개미가 움직이는 것처럼 자기 조직화를 위해 각각의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이는 봇이 자신의 개인 환경에 대한 지역 정보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이 쉽지 않다.

또 다른 대안은 일종의 중앙 제어 장치를 사용하는 것이다. 중앙 제어 장치를 사용하면 한 대의 컴퓨터가 각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그 각각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도리고는 "이 접근의 문제는 단일 지점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통신 병목 현상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앙 컴퓨터가 올바르게 통신하지 못하거나 고장난 경우 전체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다.

각자 자율 유지하다 큰 유닛 되면 통제권 이양

도리고와 연구팀은 중간 경로를 취했다. 홀로 주변을 움직일 때 로봇은 자율을 유지한다. 그러나 그들이 더 큰 유닛을 형성하기 위해 서로 닿았을 때 그들은 군중 속의 한 동료에게 통제권을 양도한다(아래 비디오에서는 빨간색으로 계속 빛나는 로봇). 개인의 혼란은 자동적으로 단일한 파워로 합쳐진다.

어떤 자율 로봇이라도 중앙처리장치(CPU)의 형태의 두뇌가 필요하다. 또 CPU를 센서와 액추에이터를 연결하는 신경 시스템과 동등한 로봇이 필요하다. 도리고와 그의 팀의 로봇 두 대가 모이면 자동 메커니즘으로 인해 다른 곳으로 권한 양도가 이뤄진다.

도리고는 "권한을 얻는 이는 새로운 로봇의 두뇌가 된다"고 설명한다. "권위를 부여받으면 신체의 일부가 되는데 이런 식으로 이전보다 더 큰 신경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작업은 시스템에 추가된 각 로봇에서 계속된다. 만약 운영의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이 손상을 입으면 다른 로봇이 간단히 역할을 채우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자기 치유라고 말할 수 있다. 시스템 시연은 10개의 유닛을 사용했지만 연구팀은 시스템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스마트 청소기에서부터 자율주행 차량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많은 자율 로봇으로 가득차게 될 것이며 그들의 활동을 조정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진다. 파퓰러사이언스는 도리고와 그의 팀이 고안한 방법이 한 가지 대안일 수 있다고 평가한다.

미래 로봇은 더 이상 특정 작업을 위해 설계되거나 제작되지 않고 변화하는 작업 요구 사항에 적응할 수 있는 플랫폼이 관건이다. 도리고는 "이번 연구는 특정 로봇에 관한 것이 아니라 로봇을 통해 가능한 조율과 자기 치유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에 관한 더 큰 그림"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