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우리가 눈여겨 본 소셜 로봇(지보, 쿠리 등)은 대체로 엇비슷한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광택이 있는 흰색 플라스틱에 검정이나 금속으로 포인트를 주고 가슴에는 유리 스크린을 갖고 있으며, 가장자리는 부드럽고 둥근 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코넬대학 연구팀은 이같은 소셜 로봇의 대동소이한 디자인에 파격을 가한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 이름은 블라섬(Blossom). 목공, 뜨개질, 바느질 등을 이용한 핸드크래프트 로봇을 지향하고 있다.

동물 모양의 귀여운 형상에 뜨개질로 외피를 두른 이 로봇은 움직임에 따라 유연한 모습을 띤다. 토끼나 고양이를 묘사하는 목공예로 만든 귀를 갖고 있으며 누구나 원하는 색깔, 모양으로 뜨개질을 해서 로봇에게 옷을 입히듯 구성할 수 있다.

코넬대와 구글 주(Google Zoo)의 창의기술팀은 지금까지 나온 로봇 디자인의 일반적인 상식을 거부한 결과물이 블라섬이라고 설명한다. 코넬대에서 연구소를 운영하는 ‘가이 호프만(Guy Hoffman)’은 사람들이 직접 만든 블라섬을 선물할 수도 있고 로봇을 위한 핸드메이드 전문 샵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한다. 통상적인 소셜 로봇의 판매, 유통 구조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섬이 소프트하고 푹신한 외형을 가진 최초의 로봇은 아니지만 내외부 모두 부드럽고 유연한 구조를 사용해 다소 불완전하지만 훨씬 유연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든 로봇임은 분명하다.

호프만은 "우리는 기술이 완벽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 어쩌면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결함없는 로봇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며 "그러나 가정용 로봇이 반드시 최신 기술, 첨단 소재일 이유가 없으며 천, 나무, 실 등 가정에서 흔히 보는 소재들로 고유의 형태를 만드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