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는 손이 베이거나 근육이 찢어지는 등의 상처가 나도 시간이 지나면 치유되는 능력이 있다. 로봇이 자가 치유를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소프트 로봇이 등장했다고 '와이어드'가 보도했다.

'사이언스 로보틱스 저널(Science Robotics Journal)'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는 가까운 미래에 이것이 현실화할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브뤼셀 리브레대학교(Vrije Universiteit Brussel:VUB)의 연구원은 자가 치유 특성을 소프트 로봇에 적용했다. 소프트 로봇은 유연한 재료로 제작돼 식품 산업이나 최소 침습 수술에서 섬세한 물건을 잡아낼 수 있으며 재활 및 팔 인공보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로젝트팀의 일원인 VUB의 브람 반데르보흐트(Bram Vanderborght) 교수는 "로봇은 매우 복잡하고 수리가 어려우며 특히 소프트 로봇은 날카로운 물체와 높은 압력에 변형되기 쉽다"고 말한다. "이 연구는 소프트 로봇 공학에서 자가 치유 로봇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위해 자가 치유 재료를 확인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험을 위해 연구팀은 고무 중합체로 만든 소프트 로봇을 만들었다. 손상을 입었을 때 이 재료들은 원래의 모양을 먼저 회복시킨 후 완전히 복구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가설을 세 가지 로봇 구성 요소인 로봇이 물건을 집어 올리는데 사용되는 그리퍼, 로봇 손 및 인공 근육에서 테스트한 결과 손상은 어떤 약점을 남기지 않고 치유되었고 로봇은 하던 작업을 온전히 재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부드러운 로봇이 손상되면 80°C에서 40분간 가열한 후 치유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25°C에서 24시간이 지나면 손상된 로봇의 강도와 유연성도 회복된다. 사용된 고분자 물질은 딜스알더(Diels-Alder) 반응을 일으키는 교차 결합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반응은 분자에 의해 새로운 결합이 만들어지도록 한다. 열을 가함으로써 폴리머 물질에 보다 많은 이동성을 부여하는 크로스링크가 생기게 되고 이 이동성으로 분자는 손상된 틈새를 메움으로써 치유된다는 것이다. 이후 재료가 냉각되면 초기 특성이 거의 완전히 복원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럽연구위원회(European Research Council)의 후원을 받는 이 프로젝트는 향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반데르보흐트는 "우리는 인간이 로봇에 대해 새로운 종류의 신뢰를 쌓고 로봇의 기능적 성능이 사람의 감지와 복구에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대한 반응도 흥미롭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전기공학 전문가인 러셀 테드레이크(Russell Tedrake) 교수는 "치유가 불가능한 것은 기계 시스템과 생물학적 시스템의 주요 단점 중 하나"라며 "이 방향으로의 적절한 진전은 장비의 견고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테드레이크는 이 기술이 얼마나 획기적인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반면 캠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의 소프트 로봇 연구원인 푸미야 이다(Fumiya Iida)는 이 연구가 해당 분야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주장했다. 이다는 "자가 치유 소프트 로봇 기술은 획기적인 발전이다. 자가 복구는 인간 중심 환경에서 전체 기계 시스템을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게 만든다"고 호평했다.

VUB 팀은 향후 로봇의 건강 상태 및 새로운 물질을 감지하기 위해 센서 네트워크를 추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