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에게 지휘를 가르치는 모습

양팔 로봇이 베르디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9월 12일 이탈리아 피사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함께 출연해 극적 효과를 높인다.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스위스 로봇 회사 ABB가 만든 양팔 로봇 유미(YuMi)는 루카 필하모닉(Lucca Philharmonic)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데뷔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주에 필요한 휴먼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스킬은 이미 마스터했다. 콘서트가 열릴 예정인 피사 테아트로 베르디 극장의 디렉터 안드레아 콜롬비니(Andrea Colombini)는 “유미는 제스처의 유연함, 믿을 수 없는 부드러움과 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공연은 피사에서 열리는 첫번째 로봇 국제 행사에서 마지막 갈라 이벤트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로봇 행사는 피사 스쿨라 노르말레 대학과 보첼리가 이끌고 있는 ARPA 재단이 주관하고 있다.

유미는 총 3곡의 연주를 맡는다. 첫 번째로 유미의 지휘에 따라 보첼리는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의 리골레토(Rigoletto)에서 유명한 ‘여자의 마음(La donna è mobile)’을 부른다. 두 번째는 솔로이스트인 마리아 루이기아 보르시스(Maria Luigia Borsis)가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 나오는 소프라노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 babbino caro)’를 노래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미는 마스카니(Mascagni)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러스티카나(Cavalleria Rusticana)’의 간주곡(Intermezzo)을 지휘한다.

이탈리아 일간지인 일 파토 쿠오티디아노(Il Fatto Quotidiano)는 “이번 로봇 공연은 인간과 모종의 유사성을 가진 두 개의 손과 움직임으로 오페라단 레퍼토리 중 가장 유명하고 존경받는 발췌곡 3곡을 실행하는 세계 최초의 행사”라고 평했다.

콜롬비니는 "로봇의 움직임은 이제 한발짝 더 나아갔다"며 "유미의 지휘는 의미있는 시도"라고 말한다. 이제까지 유일한 사례는 소니 휴머노이드 로봇이 2008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것이지만 이 때는 로봇이 주로 오른손만 사용했다.

콜럼비니는 "우리는 엄청나게 풍부한 뉘앙스를 표현하는 매우 진보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미와 같은 로봇이 인간 지휘자를 실직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은 팔을 사용하지만 영혼은 항상 인간의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로봇은 음악 감독이 무대에 서기 전 부재시 첫 번째 리허설을 수행할 때 사전에 오케스트라 조정을 하는 보조적인 역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