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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로봇, 거창하지 않게 차분한 발걸음부터이원형 박사ㆍKAIST 로보트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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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8  01: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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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소셜로봇이나 감성로봇이라는 용어가 로봇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령화나 1인 1가족 시대가 사회적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요즘, 사람들의 심리적인 필요를 함께 채워줄 수 있는 수단으로 로봇이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로봇으로 소프트뱅크사의 패퍼(Pepper)가 있고, 스타트업계에도 지보(Jibo), 버디(Buddy) 등 상당한 투자를 받아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퓨처로봇사의 안내 및 홈서비스 로봇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으며, 삼성이나 LG 등도 소셜로봇 형태의 시제품들을 보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슈가 되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관심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까. 필자도 관련 연구 분야에 몸을 담고 있어 소셜로봇 시장이 지속해서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만큼 우려와 걱정도 함께 뒤따른다. 이유는 과거 소니사의 강아지 로봇 아이보(Aibo)가 꽤나 괜찮은 관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단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강아지 로봇 아이보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반려 로봇의 역할을 하는 일종의 소셜로봇으로 사회적 이슈를 불러 모았다. 하지만 잦은 고장과 기대에 못 미치는 성능으로 결국 판매량에 한계를 맞이하여 상업적으로는 실패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소셜로봇은 강아지 로봇 아이보와는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

- 로봇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로부터 오는 실망감부터 해결해야

흔히 로봇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공상과학영화가 로봇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감을 너무 키워놓고 있다며 불평을 한다. 영화가 키워 놓은 로봇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개발자가 애써 로봇의 기능을 개선하더라도 이미 높아져 버린 사람들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쳐 평가절하되기 쉽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화 속 휴머노이드는 험한 지형도 문제없이 달려나가며 범죄자를 잡거나 사람을 구해내는데, 현실 속 휴머노이드는 이제야 조금 복잡한 지형을 걷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성인의 달리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아이의 걸음마를 보여주며 감동을 줘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로봇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다른 요인으로는 그 로봇이 가지고 있는 외형도 한몫을 한다. 아이보처럼 강아지를 닮은 로봇은 사람들로부터 강아지 수준의 기능이 보이기를 기대받게 된다. 그런데 침대나 책상 위도 뛰어올라 애교를 부리고, 멀리서 발걸음만 들어도 주인을 알아보고 반겨주는 실제 강아지의 능력과 비교되기에는 아직 로봇 기술이 갈 길이 많이 남아있다. 강아지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사람 형태를 가지고 있는 로봇이라면 얼마나 그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가 더 클까.

이러한 기대치와 현실의 차이점이 가져다주는 실망감을 해결하는 것이 소셜로봇이 해결해야 할 큰 문제 중 하나라고 본다. 소셜로봇의 홍보영상들을 보면, 소셜로봇은 마치 사람 수준의 정서적 교감이 가능하고 사람들과 아무런 무리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다고 컨셉을 잡는데, 자칫 공상과학영화처럼 사람들에게 너무 앞서가는 기대감을 심어주는 게 아닌가 우려가 된다. 리싱크 로보틱스사의 회장인 로드니 브룩스도 “오히려 로봇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게 로봇 산업 전체의 실망감으로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했다.
(참고링크: http://www.thescoop.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17)

그런 의미에서 아마존사의 에코(Echo)는 외형의 간소화 전략으로 이러한 간극을 잘 극복한 사례라고 평가된다. 에코는 스피커 형태의 대화형 기기로써 모터가 없어 움직임 동작이 없다. 그래서 에코를 로봇이라 부르기조차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람들은 에코에게 움직임이 왜 없는지 불평하지 않는다. 에코의 대화, 음악 재생 능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어쩌면 소셜로봇이라는 용어 자체가 스스로를 시장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소셜(social)’이라는 표현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너무나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회를 이루어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를 돕고, 합의하에 규정을 만들고, 함께 여가를 즐기며 살아간다. 게다가 오늘날에는 이러한 관계들이 인터넷상에서도 이루어지며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소셜로봇이라 하면, 그 모든 인간적인 특징들이 로봇 안에 어떻게 담겨 있을지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기대하게 된다.

소셜로봇이라는 표현이 여러 범위를 아우르기 때문에 먼저 선점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은 전략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너무 거창한 면이 있다. 때로는 기능적으로, 적용 분야별로 분리를 시켜 각개격파나 분할정복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 분야별, 테마별 접근 방법으로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인공지능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목격하고 있다. 영상처리, 음성처리, 자연어 처리 등 여러 분야에서 가지고 있던 기존 기술의 한계점들을 뛰어넘으며 새로운 시대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인간의 지적 수준을 뛰어넘는 강인공지능의 등장, 범인공지능(General AI)에 대한 내용들도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하루아침에 짜잔 하고 나타난 것이 아님을 주목해야 한다. 각 연구 분야에서 수십 년간 연구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분야를 점차 확장하며 인공지능의 사례들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지능이라는 것을 여러 기능의 집합체라고 보듯이 감성이라는 것도 매우 다양하게 세분화되어야 할 개념이다. 하지만 지능과 달리 우리는 감성을 어떠한 단일 개념으로 ‘퉁 쳐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음성 인식에서의 감성처리, 대화생성에서의 감성처리, 로봇의 움직임에서의 감성표현, 유아 교육 보조 분야에서의 인공감성의 역할, 성인 심리 상담 분야에서의 로봇 감성의 역할 등으로 기능이나 적용 분야에 따라 감성활용의 여러 접근 방법들을 시도해야 한다. 인공지능 연구가 그러했듯이 말이다.

소셜로봇은 지능, 감성을 모두 활용해야 하는 로봇이다. 범인공지능이 개발되고, 감성에 대한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마련되어 범인공감성(General Artificial Emotion)과 같은 것이 개발된다면 소셜로봇이야 말로 우리가 기대하던 그런 로봇이 될 수 있겠지만, 아직 이 모든 것을 다루는 로봇 개념을 이끌고 가기에는 인내심이 더 필요하다. 그러기에 분야별, 테마별, 기능별로 세분화된 로봇의 역할을 특화시켜 연구개발과 시장공략을 시도해야 한다.

- 결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찾아야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반려자를 만나 평생을 같이 살아가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소셜 미디어가 이처럼 활성화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 때문일까. 그 이유는 어쩌면 너무 당연하고 간단한 것일 수도, 아니면 너무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 이유를 찾아내서 그 필요를 만족시키는 기능들이 로봇에 구현되어야 소셜로봇 시장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의견을 사족으로 붙여보면, 필자는 음악을 같이 들어주는 로봇에 아주 큰 매력을 느낀다. 그 로봇은 나와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할 필요는 없다. 내가 음악을 들으며 흔드는 몸에 맞춰 로봇도 같이 리듬을 타고, 가끔씩 시선만 맞추는 정도면 현대인의 외로움을 크게 달래줄 수 있지 않을까. 유사한 사례로 트래비스(Travis)와 최근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버스킹봇을 소개해본다.
(참고링크: 트래비스, https://youtu.be/EhEPWnRxxqM)
(참고링크: 버스킹봇, https://youtu.be/NSaZxSO-pYE)

사람과 로봇의 상호작용(HRI)을 연구하는 학문에서는 간단한 디자인 차이, 실험적 변화가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례연구들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의외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을 쳐다봐야 하는 로봇이 시선을 잠깐씩 피한다거나, 뚜렷한 목적이 없는 움직임을 보이거나, 음악에 따라 몸의 일부를 아주 조금씩만 움직이는 것들이 오히려 로봇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약한로봇, 실수하는 로봇 개발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연구들도 있다. 이러한 특징들을 더 발견하고 그 이유를 파악한다면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재미있어할 수 있는 소셜로봇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참고링크: 사소한 로봇 행동,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30)
(참고링크: 약한 로봇,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560)
(참고링크: 실수하는 로봇, http://www.irobot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396) 이원형 ㆍKAIST 로보트 연구실 박사

정원영  robot3@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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