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멀티플레이어온라인전투경기(MOBA) 게임인 '도타2(Dota 2)'에서도 인간 챔피언을 물리쳤다.

'벤처비트' 보도에 따르면 덴디(Dendi)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대닐 이슈틴(Danil Ishutin)은 최근 시애틀에서 열린 도타2 공식 국제대회 '디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에서 오픈AI가 내세운 인공지능에 무릎을 꿇었다. 두 선수는 1:1로 2게임을 벌였으며 결과는 인공지능이 2:0 완승을 거뒀다.

이 게임은 두 번의 킬을 하거나 게임타워를 파괴하는 첫번째 캐릭터가 우승자가 된다. 첫 게임에서 오픈AI의 봇은 경기를 지배했으며 덴디는 매우 혼란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두번째 게임에서는 아예 초반에 봇이 킬을 성공했고 덴디는 수건을 던짐으로써 인공지능이 최종 우승자가 됐다.

오픈AI 봇은 도타 2를 직접 게임해보면서 게임을 실행하는 방법을 배웠다. 봇은 2주간의 훈련을 통해 무작위적인 행동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프로를 물리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오픈AI의 연구원 자쿠프 파치키(Jakub Pachocki)는 "우리는 스스로 게임을 해보며 익히는 방식으로 학습을 진행했다"며 "어떤 전략을 구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간 전문가들로부터 배울 필요는 없었으며 처음부터 계속해서 플레이만 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완전히 무작위로부터 시작해 조금씩 향상을 가져오고 결국에는 프로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물론 봇이 도타 2 전체를 정복한 것은 아니다. 도타는 원래 5명씩 겨루는 5:5 방식이지만 경기의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이번에는 1:1 룰을 도입했다. 오픈AI는 블로그 게시물에서 다음 단계는 최고의 인간 선수팀과 경쟁할 수 있는 봇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인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는 비영리단체인 오픈AI는 "이번 경기 결과는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오픈AI 공동 창립자이자 CTO인 그레그 브록만(Greg Brockman)은 "영향력있는 시스템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여기서 만든 것은 일반적인 학습 시스템이지만 도타에서 최고의 인간 프로를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앞으로 외과의처럼 더 복잡하고 중요한 실제 업무를 배울 수있는 보다 범용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승부는 머신러닝 시스템의 게임 승리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지난해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바둑의 고수 이세돌을 4:1로 이긴 바 있다. 블리자드와 딥마인드는 실시간 전략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에서 기계와 인간이 경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툴 세트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