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엑소슈트(Soft Exosuit)’가 강성 외골격 로봇(rigid exoskeleton) 보다 뇌졸중 환자의 보행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미 하버드대 ‘코너 월쉬(Conor Walsh)’ 교수팀이 뇌줄중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뇌졸중 후유증으로 보행 동작에 지장을 받고 있는 환자들이 소프트 엑소슈트를 착용하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고, 보행의 효율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전문 의학 저널인 ‘사이언스 트랜스래셔날 메디슨’에 기고했다.

현대인에게 뇌졸중은 신체 부자유의 주요 원인이다. 미국에서 뇌졸중 생존자는 650만명에 달한다. 뇌졸중 생존자들의 대부분은 정상적인 보행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다. 보행을 전혀 못하거나 보행을 하더라도 좌우 대칭 보행이 이뤄지지 못한다. 한쪽 발을 질질 끄는 ‘족하수(drop foot)’ 현상도 발생한다. 뇌졸중 환자들은 자신들의 보행이 이상하고 동네 주변에 있는 수퍼마켓에도 가지 못한다는 자괴감 때문에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곤 한다.

대부분 강성 외골격 로봇은 심각한 뇌졸중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전혀 보행을 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딱딱한 구조로 이뤄진 외골격 로봇은 환자에게 큰 힘을 제공, 보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문제는 보행 동작이 어느 정도 가능한 환자들이다. 이들은 강성 외골격 로봇을 착용할 경우 오히려 자연스런 보행 동작을 방해받는다. 이 때문에 강성 외골격 로봇은 보행 기능이 살아있는 뇌졸중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보행 기능이 어느 정도 살아 있는 뇌졸중 환자에게는 소프트 엑소슈트가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프트 엑소슈트는 큰 힘이 아니라 작은 힘을 제공, 뇌졸중 환자의 보행 동작을 자연스럽게 해주고 좌우 대칭 보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는 것.

하버드대 연구진은 무게 900g의 소프트 엑소슈트를 9명의 뇌졸중 환자에게 착용시킨 후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소프트 엑소슈트는 허리 부분에 착용하는 벨트에 2.64kg의 엑추에이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무게 560g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 엑추에이터에 연결된 케이블은 환자의 신발 바닥에 힘을 전달하면서 보행을 도와준다. 30세부터 67세의 9명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트레드밀과 야외에서 실험한 결과 보행 효율성이 10% 개선됐으며 좌우대칭 보행이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효과는 소프트 엑소슈트 착용 후 수분안에 나타났다. 왈쉬 교수는 뇌졸중 환자의 보행 능력은 환자별로 차이가 많다며 소프트 엑소슈트가 환자들의 기능 손상 정도에 따라 훨씬 유연하게 힘을 제공,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바도대 연구진은 발목뿐 아니라 무릎이나 엉덩이 부분을 위한 소프트 엑소슈트도 개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