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진공청소기가 주인의 거실을 돌아다니며 찾는 것은 먼지와 얼룩 뿐이 아니다. 실내 구조와 가구의 위치 등 집안의 매핑 정보를 만들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텔레그라프’는 진공 청소로봇 룸바의 개발사 아이로봇(iRobot)이 몇 년 내로 청소로봇의 매핑 정보를 제3자에게 판매할 계획이 있다고 보도했다. 청소로봇은 소유주 주택의 평면도를 학습하기 위해 매핑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를 애플, 아마존 및 구글과 같은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이 최고 900파운드(약 131만원)인 룸바 청소로봇에는 방의 크기에서 가구 위치까지 모든 것을 차트로 표시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돼 있다. 이들 데이터는 스피커나 에어컨과 같은 스마트 홈 장치에 사용되거나 해당 기업이 소유자의 새로운 자산을 찾도록 해준다.

아이로봇은 기술 회사들이 스마트 홈을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어 이 정보가 구매할만한 매력이 충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콜린 앵글(Colin Angle)’ 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가 공유해줄 수 있는 풍부한 매핑 정보가 있으면 스마트 홈과 관련한 사물과 서비스의 전체 생태계 구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로봇은 룸바를 통한 데이터를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광고주에게는 확실히 먹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택 크기나 보유 가구 등의 고객 주택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타겟 마케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콜린은 향후 몇 년안으로 기술 대기업과 매핑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사용자의 허가없이 정보를 판매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룸바는 이미 아마존의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와 호환된다. 룸바의 서비스 약관은 제 3자 공급 업체 및 자회사와 고객 데이터를 공유하고 정부 요청을 준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약관에 따르면 룸바는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대량의 사용자 정보를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광고주와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사용자의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