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덩굴 뱀 같은 형상이 책상을 가로지른다. 가파르게 돌며, 튜브처럼 생긴 부속물이 밸브 주변을 감싸면서 그 압력으로 밸브를 천천히 움직인다. 포도나무 덩굴이 만든 작품처럼 보이는 이 형상의 정체는 로봇이다.

‘더 버지’는 최근 식물에서 영감을 얻어 부드럽고 독창적인 소프트로봇을 소개했다.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식물의 움직임을 모방한 이 소프트 로봇은 동물이나 로봇의 운동에 필적하는 속도로 원래 몸 길이의 수천 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래 식물은 영리한 방법으로 주위 환경에 적응한다. 벽돌이나 나무와 같은 물리적인 장애물 주변을 뚫기도 하고 때로는 흘러내리기도 한다.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광원의 방향으로 상승하는 것도 곧잘한다.

논문 저자 중 한 사람인 조이 데이비스 그리어(Joey Davis Greer)는 "'성장(growth)'은 로봇 분야에서 잘 탐구되지 않는 방법 중 하나이지만, 식물 운동을 모방하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첫째, 길이가 식물과 비슷한 1000% 정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 이유가 더 중요한데 성장하는 뿌리의 경과를 지켜봤을 때 자라나는 환경에서 몸이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수색과 구조의 영역에서부터 인체에 이르기까지 주변 환경을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카메라와 탑재형 센서로 무장한 로봇은 시간당 최대 22마일의 속도로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장소를 탐색할 수 있다. 움직이는 원리는 압력이다. 로봇이 가압됨에 따라 끝 부분이 새로운 재료를 밀어내어 로봇이 확장된다. 이를 ‘팁 외전(tip eversion)’이라고 부른다.

그리어는 "성장하는 로봇의 끝은 물 흔들기 장난감의 절반처럼 행동하고 로봇의 나머지 절반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좁은 공간을 통과할 수 있을뿐 아니라 물체를 들어 올리거나 밀거나 소방 호스나 라디오 안테나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어는 로봇이 몸체 내부의 압력을 사용하여 물체가 성장할 때 물체를 들어 올린다고 설명한다. 로봇 자체 내부의 압력은 낮을 수 있지만 표면적이 큰 부분과 접촉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들어올리는 게 가능하다. 예를 들어 평방인치당 3파운드의 내부 압력을 가진 로봇은 100㎡ 크기의 나무 상자에 놓여있는 경우 300파운드(약 136kg)를 들어올릴 수 있다.

그리어는 "로봇이 좁은 공간으로 얼마나 잘 뻗을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약간 충격적"이라고 말한다. 그는 "성장하고 있는 이 로봇에서 발견한 한 가지는 압력을 가할 때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로봇은 충분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리어는 이 유형의 로봇을 사용해 규모와 재료를 조정하거나 회전하는 방법을 포함한 더 많은 것을 탐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난 지역에서 복잡한 지역을 탐색해야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