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ST의 '카로' 로봇

소셜 로봇이 자폐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해외에선 소셜 로봇을 이용한 자폐증 치료가 많이 시도됐으며 자폐아를 위한 로봇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성기 박사 연구팀은 자폐스펙트럼 장애(자폐증)를 가진 만 4세에서 7세 사이의 아동 15명을 대상으로 로봇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소셜 로봇을 이용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폐증을 갖고 있는 아동의 경우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읽고 감정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사람과 시선을 잘 맞추지 못해 사회생활에 제한을 받는다. 연구팀은 이들이 타인과 시선을 맞추고 표정에 담긴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험에 나섰다.

연구팀은 참가 아동을 실험군(8명)과 대조군(7명)으로 무작위 배정해 실험군은 로봇이, 대조군은 치료사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했다. 총 8개 세션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로봇과 치료사는 아동들이 눈을 맞춘 빈도수를 측정하고,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 표정을 지어 보인 후 이를 인식하는지 평가했다. 세션 전반부에는 유진로봇에서 개발한 '아이로비큐(iRobiQ)'가 사용됐고, 후반부에는 KIST가 이번 연구를 위해 눈을 통한 감정 표현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로봇 '카로(CARO)'가 투입됐다.

▲ 카로 로봇의 눈빛 변화

연구결과 환자가 눈을 맞춘 비율은 로봇 그룹의 경우 치료 전 20%에서 치료 후 78%로, 치료사 그룹은 17%에서 74%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인식 정확도 역시 로봇 그룹이 16%에서 83%로, 치료사 그룹이 14%에서 90%로 상승했다. 또 프로그램 전후를 비교한 결과 우울감과 불안, 사회적 위축 등 부정적 감정이 감소했다. 이는 로봇이 자폐증 아동의 사회적 기술 훈련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희정 교수는 "실험에 참가한 아동들이 사람보다 로봇에게 더 큰 관심과 호기심을 보였으며 지시를 정확히 따랐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가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편안하게 전문적 프로그램을 교육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치료 자체에 흥미가 없는 환자의 경우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 치료를 시행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