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프트의 보행 로봇

소프트뱅크(Softbank)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으로부터 보행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와 샤프트를 인수함에 따라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리뷰’에 따르면 알파벳은 2013년 앤디 루빈 주도 하에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비롯해 샤프트(2족 보행), 레드우드 로보틱스와 메카(물체 잡는 로봇), 인더스트리얼 퍼셉션(창고 로봇을 위한 컴퓨터 비전), 홀롬니(바퀴 로봇), 봇&돌리(영화 세트 로봇) 등 로봇 업체를 대거 인수했으나 2014년 루빈이 알파벳을 떠나면서 로봇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돼왔다.

알파벳의 매각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프트뱅크의 인수 배경은 비교적 명확하다. 보행 로봇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의지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겸 CEO는 성명서를 통해 "오늘날 인간의 능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는 정보 혁명의 다음 단계인 스마트 로봇 공학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며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첨단 다이나믹 로봇 분야에서 기술 리더"라고 추켜세웠다.

소프트뱅크가 다른 로봇 가운데서도 이들 두 보행 로봇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인간과 동물처럼 움직이는 기계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했다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그동안 소프트뱅크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집중 투자해왔지만 아직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사무실과 상점, 공항 등 서비스 로봇으로 투입된 페퍼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인 성공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인수는 일본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노령 인구를 위한 도우미 로봇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부담도 크다. 다리가 달린 로봇은 비싸고 제작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넘어지지 않고 계속 보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도 많다. 하지만 바퀴 달린 자동차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곳의 겨우 일부만 커버할 수 있듯이 인간 동반자 로봇이 되려면 보행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소프트뱅크의 판단으로 보인다.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지 않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최근들어 스마트 기계 분야 인수 합병에 더욱 적극적이다. 최근 영국의 칩 설계사인 ARM을 인수했으며 칩 메이커 엔비디아에 40억 달러를 투자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시뮬레이션 회사 임프로버블을 유니콘 기업으로 변모시키기도 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공동으로 1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시작했는데 그 중 상당 부분이 미국에 투자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