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낙상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세계적으로 42만 4000명에 이른다. 총 3730만 건의 낙상은 충분한 의료 처치가 필요할만큼 심각하며 치명적인 낙상을 경험하는 대부분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스쿨라 산타나(Scuola Sant'Anna) 연구원과 스위스의 EPFL(E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 연구원은 노인들의 낙상 방지를 위한 새로운 스마트 외골격을 개발하고 있다.

‘로보틱스트렌즈’에 따르면 이들 연구원이 개발한 외골격 보조기 APO(Active Pelvis Orthosis)는 허리 하부에 착용하는 기기로 350밀리 초 안에 사람이 넘어지려는 것을 감지하고 다리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힘을 가하도록 해준다.

연구팀은 ‘네이처 헬스사이언스(Nature Health Sciences)’지를 통해 APO가 사람들이 넘어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최초의 외골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외골격은 주로 규칙적인 운동을 보조하거나 신체기능을 향상시키는 목적으로 개발돼왔다.

이 외골격은 탄소 섬유로 만들어져 무게가 11파운드(약 5kg)에 불과하며 엉덩이에 모터가 있다. 알고리즘을 사용해 3분 안에 사람의 보행을 학습하는 것이 특징. APO를 설정하려면 사용자가 착용을 하고 체중을 프로그래밍한 후 세 걸음을 걸으면 된다.

이 알고리즘은 달라진 걸음걸이에서 균형이 상실되었음을 감지하고 엉덩이에 힘을 가해 신체를 똑바로 유지하도록 해주는 원리다. 연구팀은 평균 연령 68.9세의 8명에게 맞춤식 러닝 머신을 타고 걷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발의 미끄러짐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러닝머신의 오른쪽 또는 왼쪽 절반이 바깥쪽으로 튀어나오도록 기기를 조작해 실험했다. 실험에 참여한 69세의 풀비오 베르텔리(Fulvio Bertelli)는 APO가 "더 자신감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스쿨라 산타나의 니콜라 비티엘로(Nicola Vitiello) 교수는 "이 외골격은 사용자 운동을 강화하고 보다 안정적인 이동성을 구현하는 기능을 제공한다"며 "연구실 밖에서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차세대 외골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실제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고려한 외골격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