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20~36)의 절반 가량은 일자리를 두고 로봇과 경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가 복수의 리서치 기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식과 대학 학위가 로봇의 일자리 대체를 전혀 막아주지 못하며 밀레니엄 세대의 절반이 로봇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고령층이 피해자로 묘사되고 있지만 실제 밀레니엄 세대가 자동화 위협에 직면해있는 직종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 고용사이트 ‘인디드(www.indeed.jobs)’의 연구 기관인 인디드하이어링랩(Indeed Hiring Lab)은 인디드의 이력서 데이터와 직업 정보를 활용해 이런 흐름을 파악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쿨베르손(Daniel Culbertson)은 월간 순방문자가 2억명에 이르는 인디드 사이트에서 숙련 노동 2그룹(루틴한 업무 그룹과 아닌 그룹)과 수동 노동 2그룹(반복적인 업무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등 4그룹을 6개월간 조사했다.

쿨베르손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53-71세)의 경우 많은 일상적인 업무나 자동화하기 쉬운 일에 끌린 비율이 51.2%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밀레니엄 세대(20-36세) 역시 그보다 낮긴 했지만 49.8%나 해당 업무에 관심을 보였다. X세대(37-52세)는 이 두 세대보다 조금 낮은 49%였다.

밀레니엄 세대, 자동화 위험 큰 직업군에 관심

쿨베르손은 컴퓨터가 매우 복잡한 패턴까지도 습득할 수 있는 단계에 왔기 때문에 어려운 반복 업무를 포함하는 작업까지도 자동화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인간의 행동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것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부류의 직업은 보다 안정성이 있다고 여겨져왔다. 관리, 의료 행위, 창의적인 직업 같은 것들이다.

그는 “대학 학위는 로봇 라이벌을 막아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많은 연봉을 받고 고도의 전문적인 능력이 요구되는 직업조차도 가까운 시일 내에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임금을 받는 요즘의 졸업생들은 자신의 직업이 반복적인 업무와 의사 결정으로 이뤄져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충고한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B)의 자료에 따르면 루틴한 형태의 일자리는 정체되고 있다. 인디드 샘플에서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조립 라인에서의 역할과 같은 ‘루틴한 수동 직업’이라고 부르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자동차를 조립하거나 용광로를 건설하는 일자리가 이에 해당한다. 이 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 중 20%가 이 부분에 관심을 보였고 X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는 각각 18.9%와 15.7%로 나타났다.

밀레니엄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화의 위험이 큰 일자리에 매료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세대 가운데 밀레니엄 세대의 일상적인 인지적 직업(영업 및 관리 업무)에 대한 관심은 34.2%로 베이비 붐 세대 31.2%, X세대 30.1%보다 많았다. 이러한 직무는 일반적으로 생산직보다 더 많은 교육을 필요로 하지만 이 역시도 자동화에 따른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 미국 노동시장의 정형 및 비정형 직종 고용 현황(자료=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로봇과 자동화는 모든 일자리에 영향

물론 오늘날 일상적인 인지적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고임금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연 평균 임금에 따르면 서비스 분야에서 영업직은 평균 7만 1500달러였으며 보험 판매원은 6만 7000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생산직인 엔진 조립 노동자들은 4만 3000달러, 조립자와 패브리커는 약 3만 3600달러였다.

쿨베르손은 “사라지는 일자리는 두려운 일이며 어떤 직업이 안정성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기는 불가능하다”고 결론을 지었다. 다만 광범위한 직업군에서 적용 가능한, 대체하기 어려운 비숙련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이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오늘날 미국의 일자리 중 38%가 2030년까지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금융, 보험, 제조, 정보 및 통신 등 엄격한 시스템에 의존하는 다양한 분야가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젊은 세대들 대체 불가능한 비숙련 기술 확보해야

자동화 추세를 연구하는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cKinsey Global Institute)의 파트너인 마이클 추이(Michael Chui)는 이론적으로는 모든 직업 분야에서 로봇이 처리할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미래의 노동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맥킨지는 2055년까지 업무 활동의 절반이 자동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화는 이미 약 3만 1000건의 법률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은 행정 업무에 해당한다. 그동안 관리 역할의 상당 부분을 맡았던 저학력 직원들에 대한 필요성은 낮아지고 있다. 물론 고도로 숙련된 변호사처럼 확장된 경험을 가진 유형은 직업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

추이는 “자동화 작업을 통해 우리가 하는 일 모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일자리가 사라지지는 않을지라도 우리 일자리의 많은 부분이 자동화 될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세스가 간소화되면서 업무 처리 속도가 빨리지는 식이다. 물론 이것이 ‘판매 인력이 덜 필요하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개인의 노동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젊은 사람들의 경우 관심있는 역할을 중심으로 경력을 통틀어 기술 수용력을 확장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직 인간의 적응만이 필요하다:스마트 기계 시대의 승자와 패자'의 공동 저자인 톰 데이븐포트(Tom Davenport)는 “이제는 자동화 기술로 계약서 검토를 마치는 시대가 됐다”며 “자동화는 누군가가 법률 사무소에서 해온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밀레니엄 세대가 경제적으로 나빠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디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세대가 선호하는 상위 5개 직종은 헬스케어 지원 업무나 가정 간호 등 일상적이지 않고 숙련이 어려운 일자리다. 이들 직종은 2014년에서 2024년까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