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DMV)에 제출된 애플의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 신청서가 최근 공개돼 주목을 끌고있다. 물론 이 문서만으로는 애플이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에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전체를 파악할 수 없지만 약간의 힌트는 얻을 수 있다.

‘IEEE스펙트럼’은 최근 캘리포니아 DMV에 정보 공개 요청을 통해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 허가에 대한 애플 전체 신청서를 확보했다. 이 문서로 판단할 때 애플의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노력은 아직 전면적이지는 않다는 것이 IEEE스펙트럼의 분석이다.

신청서에 따르면 애플은 렉서스 RX450h 하이브리드 SUV 3종의 차량으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차량 테스트 계획은 물론 교육 계획,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프로필이 이 문서에 포함돼 있다.

렉서스 SUV 차량 3대로 테스트 계획

안전 드라이버를 위한 트레이닝 계획은 문서에 가장 명확하게 나와있다. 캘리포니아주는 모든 자율 차량의 핸들을 잡기 전에 운전자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운전자가 로지텍(Logitech) 조향 장치와 비디오 게임을 위한 페달을 사용해 임시 방편의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 시스템에 대해 교육받는 사항이 문서에 명시돼 있다. 이 계획에는 저속(48kph 또는 30mph) 및 고속(104kph 또는 65mph) 주행이 포함되는데 이는 애플이 도시 내부뿐 아니라 고속도로용 시스템까지 연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애플이 캘리포니아주 DMV에 제출한 문서

이 문서는 애플이 진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웨이모(Waymo)와 죽스(Zoox)와 같은 라이벌 시스템과 같은 야심은 보이지 않는다. 일례로 한 항목은 다음과 같다. “개발 플랫폼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주변의 개체 및 이벤트를 모니터링한다. 개발 플랫폼은 조향, 가속 및 감속을 위한 전자명령을 전송할 수 있으며 동적 구동 작업의 일부를 수행할 수 있다.”

애플이 공개 테스트를 위해 사용할 렉서스 자동차 중 2대는 올 3월말에 회사 차량으로 등록됐으며 3번째는 지난해 11월에 등록됐다. 애플리케이션 팩에 포함된 스모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주행 거리가 700마일 밖에 안되는 렉서스 차량을 구매했다. 3대의 차량 모두는 일리노이주에 있는 애플 주소지에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자동차 렌탈 업체인 허츠의 차량 임대 자회사인 돈렌(Donlen)의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6명의 드라이버는 모두 자율주행 차량 관련 전문가

애플이 문서에서 언급한 6명의 안전 드라이버는 모두 자동차 관련 작업을 했던 엔지니어링 스탭으로 추정된다. 처음 언급된 인력은 나사와 보쉬의 자동화 차량에 종사한 경험이 풍부한 엔지니어이다. 그녀의 '링크드인' 프로필은 그녀가 익명의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나는 비전을 개발하고 로봇 공학 및 인공지능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원 및 기술자 30명을 조직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 놀라운 팀을 이끌어 혁신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하드웨어에 이를 구현 및 테스트했다.”

다른 안전 드라이버들도 10년전 이 기술을 시작한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어반 챌린지(DARPA Urban Challenge)에서의 자동차를 포함해 모두 자율 차량에 종사한 사람들이다. 신청서를 작성한 사람은 애플의 제품 무결성 매니저인 '스티브 케너(Steve Kenner)'로 이전에 포드에서 자동차 안전을 책임진 경력을 갖고 있다.

전면적인 자율차량이 아닌 부분적인 접근 관측도

그러나 이 문서들은 그들이 대답하는 것만큼 많은 질문을 던진다. 4월 12일자 DMV에 보낸 편지에서 케너는 연방 차량 안전 표준을 충족해야 하고 데이터 기록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는 DMV 규정에서 애플을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테스트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개발 플랫폼에 기록시스템을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명시했다.

애플이 왜 이런 조건에 동의하지 않고 허가를 요청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캘리포니아주의 자율 차량 테스트 프로그램의 모든 차량이 실제 테스트 목적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케너가 문서에서 사용한 '자동차', '차량'이라는 단어 대신 '개발 플랫폼'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애플이 완전한 자율 운전을 위한 차량이 아닌 다른 제조업체용 액세서리 또는 소프트웨어 분야로 한정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애플 자동차가 공용 도로에서 주행하고 2019년 초 테스트 활동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한 이후에나 애플이 어떤 지향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