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공학도 두 명이 쿠보(KUBO)라는 회사를 몇 개월 전 설립하고 같은 이름의 로봇을 개발한다. 쿠보는 유치원 및 초등학교 학생들이 코딩, 수학, 언어 및 음악을 이해하고 배우는데 도움을 주도록 설계된 교육용 로봇이다. 미래의 일자리는 로봇과 함께 일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로봇과 코딩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창업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쿠보를 시장에 내놓고 싶어했다. 하지만 첫 개발품이 나와 시장에 선보이기까지는 최소 1년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시제품 개발, 양산을 위한 준비와 자금 확보, 유통망 마련 등 준비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보는 이 과정을 단 3개월만에 완료했다.

쿠보의 공동 설립자인 토미 오트젠(Tommy Otzen)은 “앞으로 3개월 동안 덴마크 전역의 학교에서 제품에 대한 종합 테스트를 벌일 계획이며 여름 방학에는 유럽 전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불과 몇 개월 전 개발된 쿠보가 이처럼 빨리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덴마크 오덴세에 만들어진 로봇 클러스터 조직 오덴세 로보틱스(Odense Robotics)의 힘이다. ‘유로뉴스’는 최근 오덴스 로보틱스를 방문해 이 클러스터 조직이 갖고 있는 역량과 로봇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오덴세 로보틱스는 클러스터 조직이다. 이 안에 100개 이상의 로봇 및 자동화 기업이 있으며 26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교육 프로그램이 40개 이상 운영되고 협업하는 연구조사 기관도 10개 이상이다. 설립된 지는 2년 6개월밖에 안된, 이 조직 자체가 스타트업이지만 벌써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 덴마크 오덴세라는 도시 자체가 로봇 클러스터로 2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것도 큰 기반이 됐다.

오덴세 로보틱스는 입주 스타트업들이 각사의 기술이 시장에서 상품과 비즈니스로 빨리 구현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쿠보가 출시 공정을 3개월만에 완수한 것도 이 클러스터를 통해 신속하게 자금을 모으고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쿠보의 창업자는 “오덴세 로봇 생태계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처럼 젊고 경험이 없는 회사가 기존 회사의 지원을 받아 공급 체인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오덴세 로보틱스의 비즈니스 매니저인 미켈 크리스토퍼슨(Mikkel Christoffersen)은 “오덴세는 로봇 및 자동화 회사, 교육 및 연구 시설,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하이테크 생태계”라며 “스타트업 뿐 아니라 이미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기존 기업들도 함께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한다.

오덴세 로보틱스는 협업 로봇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협업 로봇은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유연한 로봇으로 중소기업 자동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미켈의 판단이다. 협업 로봇의 수는 현재 1만개 수준에서 2025년에는 70만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로봇 분야의 혁신과 연구를 지원하는데 유러피언 자금이 투입되기도 한다.

오덴세 로보틱스는 유럽 지역 내 스타트업들에게 적극 구애하고 있다. 미켈은 “로봇 회사를 운영하는 것은 복잡하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제품 개발, 비즈니스 계획 수립은 물론 투자자를 만날 수 있어 모든 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