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및 연구소들이 주요 질병에 대한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 및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성과가 주목된다.

'IEEE 스펙트럼'에 따르면 IBM, 인텔, 스탠포드 등 기업 및 대학 연구소들이 최근 건강 및 의료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획기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은 질병의 조기 진단과 예측, 신약 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IBM은 심부전을 예측하는 전산 모델을 발표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은 신약 개발을 위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발표했다. 인텔은 폐암의 조기 발견 알고리즘을 찾기 위한 콘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IBM 모델, 심장마비 예측

IBM의 혁신 부문인 IBM연구소와 공동 연구팀은 통상 심장마비로 진단되기 이전에 최대 2년까지 심장마비를 예측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전자 건강기록 및 의사 노트에서 수집한 숨겨진 신호들을 이용해 모델을 학습시킨 것으로 알려진다. 심장 근육이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충분히 펌프할 정도로 강하지 않은 만성적인 상태의 심장마비는 예측이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를 때도 많다. IBM연구소의 컴퓨터 헬스센터의 프로그램 디렉터인 지안잉 후(Jianying Hu)는 “환자가 진단을 받을 때는 이미 심각한 사건이 발생했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이후일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후는 사람들이 병원에서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잘 예측할 수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연구팀은 의사 방문시 정기적으로 수집되는 전자 건강기록을 분석했다. 데이터는 1만명 이상의 건강기록에서 나왔다.

후는 “우리는 다른 상태의 진단, 투약 및 입원 기록이 순서대로 심장마비 예측에 가장 가치있는 신호를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자연어 처리 기술을 사용해 의사 노트에서 주요 정보를 추출했다. 이 모델은 심장마비를 예측하는 데 1년 전부터 매우 정확했으며 정확도가 일반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2년까지는 예측이 가능했다. 치료 프로세스에서 일상적으로 수집되는 데이터에는 분명히 징후가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 모델은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으로부터 3년간 2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진행한 연구 결과물이다. 연구를 위해 IBM연구소는 셔터 건강병원(Sutter Health hospital) 그룹의 연구원, 가이싱어 헬스시스템(Geisinger Health System)의 임상 전문가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그룹은 지난해 11월에 예측 모델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추가 성과를 발표했다.

IBM은 보다 다양한 환자 집단의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통해 예측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후 박사는 “이 모델이 임상 환경에서 사용되기 전에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며 “아직 이 소프트웨어를 상용화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을 위한 스탠포드의 원샷 러닝

스탠포드의 딥러닝 알고리즘은 신약 개발 초기에 의미있는 예측을 제공한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자들은 아주 적은 데이터 포인트를 사용하여 잠재적인 약품 화합물의 성질을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 최근 호에 게재됐다.

신약을 개발할 때 제약 회사는 분자 화합물을 검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다른 화학 구조를 시도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제품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독성, 부작용 및 불안정성과 같은 특성을 스크리닝하지 않으면 임상 시험이나 상품화된 약물에서 상당한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은 약물 스크리닝 프로세스를 단축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일종인 심신경망(deep neural networks)은 이 점에서 꽤 훌륭한 솔루션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알고리즘은 수 백에서 수 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사용하여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화합물에 관한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적용하기가 애매하다.

스탠포드대학의 화학자 비제이 판데(Vijay Pande)와 그의 학생들은 아주 적은 양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약물 특성에 대해 의미있는 예측을 내릴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관련 데이터를 사용해 극소수의 데이터 포인트에 대한 예측을 수행하는 원샷 러닝(one-shot learning)이라는 알고리즘 아키텍처를 개선했다.

표준 원샷 러닝을 사용하면 컴퓨터가 기린을 한 번만 본 후에 기린과 같은 새로운 클래스를 식별할 수 있다. 판데 연구팀은 물리학과 같은 실험 시스템에서 분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수학적으로 적응시켰다.

연구팀은 화학 물질의 독성에 대한 정보와 시장에서의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두 가지 데이터 세트로 알고리즘을 학습시켰다. 이 훈련으로 알고리즘은 새로운 화합물의 독성과 부작용을 무작위적인 방식보다 더 잘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판데는 기술이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이르지만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생 업체를 설립하거나 약품을 디자인하는 사람들과 협업을 맺을 수는 있다고 밝혔다. 판데는 벤처캐피털 회사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에서 생물학 및 컴퓨터 과학 부문에서 조언을 하는 파트너로도 활동하고 있다.

폐암의 조기 발견을 위한 인텔 기반 인공지능

인텔(Intel)은 폐암의 조기 발견 알고리즘을 찾는 콘테스트인 '티안치 헬스케어 AI 공모전(TianChi Healthcare AI Competition) ' 개최를 발표했다. 중국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와 공동으로 개최되는 이 공모전은 컴퓨터 단층촬영(CT) 스캔 및 임상 기록을 사용해 폐 결절(lung nodules)로 불리는 의심스러운 폐 성장 증상을 위한 알고리즘을 학습시키는 것이 그 내용이다.

폐암은 중국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암 중 하나이며 국가의 건강관리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콘테스트를 통해 진단 과정을 도움으로써 그 부담을 덜어주는 데 목표가 있다.

인텔은 경연을 위해 지온(Xeon) 및 지온 파이(Xeon Phi) 프로세서를 제공하고, 알고리즘 및 수학 라이브러리에 액세스할 수 있게 하며 의료 이미지 분석을 위해 고안된 딥러닝 프레임워크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를 제공한다. 종양학에 초점을 둔 베이징 소재 빅데이터 회사인 링크닥(LinkDoc)은 고해상도 CT 스캔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승자에게는 약 100만 달러가 상금으로 수여된다. 결과는 올해 9월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