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멘스가 전자설계 자동화 및 임베디드 시스템 회사인 멘토그래픽스(Mentor Graphics) 인수를 완료하고 자율주행 사업을 본격화했다.

'IEEE 스펙트럼'은 최근 지멘스가 45억 달러를 들여 추진한 멘토그래픽스 인수가 완료됐으며 앞으로 5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멘토의 5단계 자율 운전 플랫폼은 더 빠르고 단순하며 기존 시스템 대비 최대 10배 적은 전력 소모를 지향하고 있다.

현재 생산 중인 차량의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레이더, 초음파 센서 및 카메라와 같은 장치를 사용한다. 이러한 센서 모듈의 대부분은 센서로부터 원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포함하고 있다. 프로세서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충돌 경고 등을 위한 각각의 모듈에 분석한 데이터를 전달한다. 최근 153억 달러에 인텔에 인수된 모빌아이(Mobileye)의 카메라처럼 일부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원시 데이터 수집에서 결과 출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수행한다.

더 빠른 처리, 더 적은 전력 소모

그러나 멘토그래픽스 임베디드 시스템 사업부 글렌 페리(Glenn Perry) 부사장은 “이런 방식들은 비효율적이며 운전자가 없는 5단계 자율주행에 적합한 확장성을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센서의 소형 마이크로 컨트롤러는 대기 시간을 발생시키고 전력 소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충돌이 발생한 경우 대체 비용을 증가시킨다”며 “하루가 끝나면 센서 톱(sensor saw)이 ADAS 모듈로 전송받은 데이터의 하위세트만 나타난다”고 덧붙인다.

이에 반해 ‘DRS360’이라고 불리는 멘토의 솔루션은 차량의 센서가 원시 데이터를 중앙 플랫폼으로 직접 펌핑해 주변 상황을 단일 뷰로 통합한다는 것이 멘토 측의 주장이다. 자동화된 운전 알고리즘은 동일한 상황에서 완벽한 데이터 세트로 작동한다. 멘토는 자사의 시스템이 자동차의 전자제어유닛(ECU) 수를 줄이는 것(고급 차량의 경우 그 수가 150유닛 이상이 되기도 한다)뿐 아니라 더 적은 전력 소모를 구현했다고 강조한다.

멘토는 이미 자동차 업계의 인포테인먼트 및 디스플레이 시스템의 지적 재산 및 설계 도구 공급 업체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전에는 자동차 제조사가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이용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구현했지만 현재는 멘토의 리눅스 구동 장치가 상용 차량 모델의 절반에서 사용되고 있다.

중앙집중식의 효율 입증은 아직...

멘토는 자율 주행은 유사한 단순화 및 통합으로 가능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페리는 “자동차에 200개의 ECU를 설치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각 도메인에 초점을 맞춘 5~6개로 줄이는 것을 구상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말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멘토의 DRS360 시스템은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기본 개념 증명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멘토는 자동차 회사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합하거나 구글 웨이모와 같은 회사에서 라이센스를 취득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의 이안 리치(Ian Riches) 이사는 “멘토나 엔비디아, 인텔과 같은 회사의 중앙 집중식 자율 주행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 입증이 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모빌아이 기반 카메라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은 OEM에게 비교적 쉬운 일”이라며 “DRS360 플랫폼을 구현하는 것은 훨씬 더 큰 작업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ADAS 제품 라인업의 대부분은 선택적인 기능으로 남아 있지만 분산된 접근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이안 리치는 그러나 “장비가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중앙 집중화가 비용, 성능, 혁신 및 차별화 측면에서 이점을 가져올 수 있는 티핑포인트가 있는 것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

멘토 “자율 챠랑 기술 플랫폼” 자신

오픈소스 자율 주행 자동차 경주를 공동 후원하는 온라인 교육 업체인 유다시티(Udacity)의 에릭 곤잘레즈(Eric Gonzalez)는 자체 자율 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거의 모든 중소기업이 원시 데이터의 중앙 집중식 융합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보스턴과 싱가포르에서 차량 테스트를 진행 중인 누토노미(Nutonomy)의 CEO 칼 이아그넴마(Karl Iagnemma)는 “멘토가 제안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데이터 융합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그룹은 느리거나 원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지만 이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고 말한다.

관건은 자율 차량을 위한 최초의 기술 플랫폼을 누가 만들 수 있는지 여부이다. 멘토는 생산 차량을 위한 견고하고 실용적인 시스템을 디자인 할 때 자사의 경험이 매우 우월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페리는 “멘토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low profile) 업체인 점도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대형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구글과 같은 회사에 데이터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매우 예민하기 때문에 구글 손에 데이터가 넘어갈 경우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