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스가 위치한 사무실 주변 안내 표시석에는 회사 이름도 보이지 않는다(사진=IEEE 스펙트럼)

자율주행 택시 개발업체인 ‘죽스(Zoox)’는 비밀에 쌓인 스타트업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회사 로고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언론 노출도 전혀 하지 않는다. ‘IEEE 스펙트럼‘의 기자가 이 비밀스런 기업의 속살을 들여다보기 위해 미 캘리포니아주 산카를로스의 실리콘밸리타운내 비즈니스파크를 방문했는데 안내 표시판에 회사 이름이 없어 애를 먹었다고 한다. 문에 붙은 회사 이름을 겨우 찾아냈다.

IEEE 스펙트럼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이 회사를 소개했다. 2년이 지난 현재 이 기업의 가치는 무려 15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 200여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으며, 50여명의 박사 및 박사후 연구원들이 컴퓨터 비전, 인공지능, 자동차 설계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상당수 엔지니어들이 테슬라에서 건너왔다.

IEEE 스펙트럼 기자가 2015년초 스탠포드대에서 창업자 겸 CEO인 '팀 켄틀리-클레이(Tim Kentley-Klay)'와 만났을 때 죽스는 스웨덴의 ‘KTH왕립기술원’에서 설계한 혁신적인 차량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당시 차량은 라이다,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탑재했다. 4개의 바퀴에는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있었고 양쪽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독특한 설계를 갖고 있었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KTH왕립기술원의 연구원들 가운데 일부는 죽스로 이직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금도 KTH의 차량을 이용해 자율주행 택시 기술을 연구 중이다.

죽스는 원래 내부 연소기관과 연료전지 기술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으나, 지금은 완전 전기 구동 방식의 ‘드라이브트레인(drivetrain)’ 기술을 채택했다. 죽스의 외관은 유연한 패브릭 스킨 재질을 채택하고 있으며 내부 디자인은 혁신적이다. 운전석이 없으며 4개의 좌석은 중앙쪽을 향하고 있다. 승객이 자동차를 호출하면 헤드라이트가 깜박이면서 알려줄 수도 있다.

▲ 미 특허청 특허문서상의 죽스 설계도

죽스는 원격 조작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이 사고를 당하거나 낯선 환경을 만나면 원격 조작자(teleoperater)가 복수의 자동차에 대해 책임을 진다. 센서 데이터, 충전 잔량, 지역의 속도 제한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원격조작자 사용자 인터페이스(teleoperator user interface)'를 지원한다.

죽스는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자동자 주변 보행자, 다른 운전자, 자전거 이용자들이 불합리하게 행동할 가능성에 관해 확률적인 수치를 제공한다. 그에 맞춰 자율주행 차량의 이동 궤적을 조정하는 게 가능하다. 자동차 경로상에 누군가 잘못 들어서는 것을 예측해 그 사람을 향해 조명이나 소리를 날려보내기도 한다.

죽스는 작년초 캘리포니아 차량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 시험 주행 허가를 받았다. 현재 도요타의 ‘하이랜더스’ 차량 5대를 운영하고 있다. 죽스는 스탠포드대학 측과 구내 주행 테스트 협약을 맺고 있으나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고멘텀 스테이션(GoMentum Station)'의 주행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죽스는 다른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업체와 달리 특정 기업에 속해있지 않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지난해에만 2억 달러를 투자해 충분한 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 가치는 무려 15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 베일에 쌓인 스타트업 '죽스'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