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오시이 마모루의 1995년작 ‘공각기동대’의 실사판이 3월 중 국내 개봉된다.
루퍼트 샌더스가 메가폰을 잡고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을 맡은 ‘공각기동대: 고스트인더쉘(Ghost in the Shell)’은 원작에 대한 찬사가 워낙 대단하고 마니아층이 두터워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기대와 우려 섞인 반응이 쏟아진 작품이다. 미래를 보여주는 세트와 사이보그 캐릭터로 가득한 이 영화는 녹색 화면과 디지털 효과를 사용해 시각적 효과를 풍부하게 녹여냈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최근 ‘기즈모도’는 영화에 나오는 로봇 게이샤(robot geishas)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실었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진행자이자 ‘스타워즈 에피소드2’, ‘매트릭스 리로디드’의 특수효과로 명성이 높은 아담 새비지가 영화 제작에 합류하면서 로봇 게이샤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실사 영화를 애니메이션 효과가 가득한 애니메트로닉스(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의 합성어. 기계적 뼈대나 전자 회로를 가지고 제작한 실물과 흡사한 캐릭터를 원격 조정을 통해 움직이게 하는 콘텐츠 기술)로 변모시켜 로봇 게이샤를 탄생시킨 것이다.
현대식 전자기기와 구식 시계 태엽 장치가 결합된 실물 크기의 도자기 인형으로 만들어진 로봇 게이샤는 스칼렛 요한슨의 캐릭터 스토리를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후반 작업에서는 녹색 스크린 모션 캡처 수트를 착용한 연기자의 세트장 촬영 대신 ‘반지의 제왕(Lord of the Rings)’ 시리즈를 작업했던 뉴질랜드의 웨타 워크샵(Weta Workshop) 시각효과팀을 활용해 디지털로 작업했다. 이를 통해 세부적인 의상과 애니메트로닉스 마스크를 만들어 배우가 게이샤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담 새비지와 제작팀은 테스트 작업에서 파악한대로 일본 여배우를 스캔하고 디지털화해 게이샤 얼굴의 기본 디자인을 만들었다. 이후 3D 프린팅과 조각 수작업, 마무리 작업 등을 결합해 세련된 고광택의 마스크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각 게이샤 의상의 내부는 강렬한 스튜디오 조명 아래에서도 시원하게 유지되도록 작은 팬 세트가 포함됐으며 다양한 연기자의 신체에 편안하게 맞도록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물론 정교한 3D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대신 애니메트로닉스를 통해 게이샤 캐릭터를 제작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특히 웨타는 전체 마스크 지원팀이 촬영 중에 완벽하게 작동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전통적인 시각효과 기술과 현대적인 시각효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 ‘공각기동대: 고스트인더쉘’의 로봇 게이샤는 아름다움과 오싹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캐릭터로 생생하게 살아났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